6주 이내 허용… 태아 생명·여성 건강 고려한 현실적 대안

태아는 사람 낙태는 살인이다 <12> 한국형 심장박동법 ①

행동하는프로라이프 회원들이 지난 10월 서울 국회 앞에서 사실상 낙태를 전면 허용한 정부의 낙태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다. 국민일보DB

낙태죄의 존치를 전제로 한, 형법 및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최근 국민의힘 조해진 국회의원에 의해 발의됐다. 크리스천 입장에선 기간을 정해 낙태를 허용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일정 기간 내에는 낙태가 합법화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안타깝지만, 현실적 관점에서 조 의원의 발의안이 헌재의 결정 취지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 건강권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최대한 노력한 법안으로 보이기에 그 내용을 살펴본다.

임신 6주를 기준으로 낙태 허용

의학적으로 태아의 심장박동을 판별할 수 있는 시기는 임신 5주 3일부터라고 한다. 조 의원의 법안이 정한 6주는 이 심장박동 판별 시점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심장박동을 확인하기 전이라면 임신부의 요청에 따른 낙태가 허용되는 것으로 정했다.

바른인권여성연합에서 지난 10월 19세 이상 121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생명의 시작을 언제부터로 인식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수정된 순간부터’(39.4%)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심장 박동이 들리는 6주부터’(29%) ‘22주부터’(9.4%) ‘출산 후부터’(12.5%)가 뒤를 이었다. 6주 이내로 생명의 시작을 인식하는 게 68%였는데, 조 의원 발의안은 이러한 인식과 궤를 같이한다.

6주가 과도한 기간 제한인지를 살펴보면 보건사회연구원의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2018년) 결과, 우리나라 여성들의 임신중절 시기는 평균 6.4주였다. 6주 이하가 67.4%였고 누적 수치로 봤을 때 8주 이하가 84%, 10주 이하가 90.7%, 12주 이하가 95.3%였다. 낙태를 대부분 임신 초기에 한다는 말이다.


이는 외국과 달리 산부인과 전문의에 대한 접근성이 좋은 대한민국의 의료 환경이 뒷받침한 결과다. 낙태로 인한 모성 사망의 상대적 위험도는 임신 8주 이후 각각 2주마다 두 배로 증가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낙태 여부는 가능하면 임신 초기에 결정하는 게 안전하다. 조 의원 발의안은 낙태 허용 기간을 길게 두는 게 여성을 위한 입법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경제적 사유에 의한 낙태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대한모체태아의학회, 대한산부인과의사회로 구성된 낙태법특별위원회는 비의학적 사유의 낙태 허용은 임신 14주까지가 아니라, 대부분의 낙태가 이뤄지는 임신 10주(70일) 미만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낙태법특별위원회가 낙태를 임신 10주 미만으로 제안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태아는 임신 10주까지 대부분의 장기와 뼈가 형성되고 이후 성장을 지속하므로 태아가 성장할수록 과다출혈과 자궁 손상 등 낙태의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 둘째, 임신 10주 전후로 태아 검사가 이뤄지는데 이 검사 후에 낙태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조 의원 안에서 제시한 ‘10주’는 의학적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헌재 결정에 따라 임신 유지 여부에 있어 사회적·경제적 사유를 고려하더라도 최대한 임부에게 안전한 기간 내에 결정이 이뤄져야 함을 강조하는 등 여성 건강권을 고려한 입법이라 할 수 있다.

또 태아의 심장박동을 확인한 이후 약 4주간 사회적·경제적 사유로 인한 임신 유지 여부를 고민하고 결정할 수 있는 충분한 숙고기간을 부여함으로써 여성의 정신건강까지 고려한 안이라 할 수 있다.

연취현 변호사 (행동하는프로라이프 법률정책위원)
약력=서강대 법학과 졸, 사법시험 제47회 합격. 경기도 공정경제과 공정거래분쟁 담당 변호사 역임. 현 행동하는프로라이프 법률정책위원, 보아즈 사회공헌재단 자문변호사.

[태아는 사람 낙태는 살인이다]
▶⑪사회·경제적 사유?… 기준 애매한 낙태죄 개정안
▶⑬유엔 회원국 3분의 2가 금지한 낙태… 정부는 왜 허용에 앞장서나
▶⑭술·담배도 19세 넘어야 살 수 있는데… 16세에 혼자 낙태?
▶⑮자기결정권보다 ‘생명권’ 우위에 놓고 낙태죄 검토해야
▶⑯헌재 판단은… 낙태죄 유지 전제로 낙태문제 봐야한다는 것
▶⑰약한 존재 태아… 강한 자들 이해관계에 희생돼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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