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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의혹, 불이익 줄 목적 유무가 쟁점

‘불법’-‘통상적 업무’ 의견 맞서… 일각선 “부적절하나 위법 아냐”

사진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연합뉴스

재판부 사찰 의혹을 바라보는 법조계의 시각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문건의 모든 내용이 중대한 불법이라는 법무부의 시각과 부적절하지만 위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쪽, 일상적인 업무일 뿐이고 아무 문제 없다는 의견이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그간 법원에서는 불법 사찰의 기준으로 크게 법령상 직무 범위를 벗어난 것인지(법규 위반 여부), 미행 등 비밀리에 정보를 수집했는지(수단의 불법성), 상대방에게 불이익을 주려 했는지(목적성) 등을 따져왔다. 이 가운데 미행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정보를 수집한 정황은 법무부도 찾지 못했다. 결국 직무 범위 위반 여부 및 목적성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법무부는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향으로 악용될 수 있는 개인정보가 문건에 들어 있다는 점, 법적 권한 없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수집·분석한 점 등을 지적한다. 즉 목적성과 법적 권한을 어겼다는 취지다.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현재 진행 중인 재판 상황이 아닌 다른 성격의 자료들을 수집했다는 것 자체에 문제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위법성은 없지만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 지역의 한 법관은 “사법농단 당시 ‘판사 블랙리스트’처럼 불이익을 줄 목적으로 작성된 것은 아니라 위법성을 따질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만든 자료가 향후 판사들에게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으로 쓰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검찰 일각에서도 일선 공판부에서 알아서 만들어 관리하면 됐을 것을 대검에서 작성해 오해를 키웠다는 시각도 있다.

재판부 관련 문건이 아무 문제 없고 통상적인 업무의 일환이라는 항변도 나온다. 성상욱 고양지청 부장검사는 앞서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수사정보2담당관은 부정부패 사건 등과 관련된 정보와 자료 수집 및 관리 업무를 하도록 돼 있다. 검찰 내부 지침에 수사정보는 범죄 수사와 공소유지 등 검찰 업무와 관련해 수집되는 정보라고 규정돼 있다”고 밝혔다. 즉 재판 공소유지를 위해 판사 자료를 수집하는 것은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앞서 법원에서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직권남용 혐의 재판에서 상대방에게 불이익을 주려고 했는지 여부를 유무죄 판단의 기준으로 삼았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이 불거졌을 때 우 전 수석 관련 사건을 들며 “개인적인 비위나 약점, 취약점들이 수집돼 정리돼야만 블랙리스트”라고 평가했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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