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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 안된다고 썼는데 삭제돼” 윤석열 감찰 검사 폭로 파장

“직권남용죄 성립하기 어렵고 수사의뢰 절차 위법소지” 주장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에 파견돼 윤석열 검찰총장 감찰 업무를 맡아온 검사가 판사 사찰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죄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윤 총장에 대한 수사의뢰 결정은 합리적 법리 검토를 거치지 않았고 절차에도 위법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감찰담당관실 파견 검사마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조치의 부당함을 지적해 큰 파장이 예상된다.

대전지검 소속으로 법무부에 파견됐었던 이정화 검사는 29일 이 같은 글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게시했다. 이 검사는 파견을 받아들인 것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법리를 검토하면 올바른 판단이 이뤄질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는데 이런 기대가 깨졌다고 했다.

이 검사는 재판부 사찰 의혹과 관련한 법리 검토를 담당했다. 다수 판결문을 검토한 결과 문건 작성에 직권남용죄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감찰담당관실 소속 다른 검사들도 같은 결론을 내려 보고서를 기록으로 편철했다. 이 검사는 이후 지난 24일 오후 5시20분쯤 ‘물의 야기 법관 리스트’ 부분을 대검에서 어떻게 취득했는지 확인해보려고 하던 중 갑자기 총장 직무배제가 발표됐다고 설명했다.

이 검사는 앞서 작성한 보고서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보고서 내용 중 직권남용죄 성립이 어렵다는 부분이 합리적 설명 없이 삭제됐다는 것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검사의 상급자가 이 검사에게 해당 내용을 빼라고 지시했고 결국 삭제된 보고서가 최종 편철된 것으로 전해졌다. 충분한 조사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별다른 이유 설명 없이 윤 총장에게 유리한 내용이 삭제됐다는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박은정 감찰담당관이 직권남용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 최종적으로 보고서 내용이 정리된 것”이라며 “임의로 고쳐진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검사는 지난 17일 법무부에서 윤 총장 대면조사를 시도할 때 대검을 찾았던 평검사 중 한 명이다. 지방에 근무하는 한 부장검사는 “소신이 뚜렷한 검사인데 파견 후 심적으로 힘들어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나성원 허경구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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