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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따로 실행 따로… ‘뒤죽박죽’ 거리두기 비난 빗발

전문가 ‘임시변통 대응’ 비판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400명 넘게 발생하고 있지만 정부가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고집하는 것에 대해 방역 전문가들이 비판을 쏟아냈다. 새로운 거리두기 격상 기준을 이달 초 마련해 놓고도 이후 3주 동안 원칙에 어긋난 임시변통식 대응을 연발했다는 것이다. ‘2단계+α’식의 방역조치는 거리두기 조정 기준을 무색하게 한다는 지적이다.

거리두기 기준과 정부 결정의 간극은 이달 초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 이후 줄곧 논란을 빚었다. 일부 지역은 핵심적인 상향 조정 지표를 충족했음에도 결정을 미뤘고, 일부 지역은 기준에 미달한 상황에서도 단계를 올렸기 때문이다.

원칙은 첫 결정에서부터 무시됐다. 강원도는 지난 14일 주간 하루 평균 국내발생 확진자 11.14명을 기록했다. 거리두기 1.5단계 기준에 해당했지만 정부는 곧장 움직이지 않았다. 대신 하루 뒤 ‘예비경보’를 발령했고, 17일에 수도권과 함께 1.5단계로의 상향을 발표했다. 그마저도 강원도 권역 전체가 아닌 일부를 대상으로 했다. 결정 근거로는 영동과 영서 지역의 확산 양상이 다르다는 점을 들었다.

때로는 정부가 기준을 앞섰다. 지난 22일을 기준으로 수도권의 주간 하루 평균 국내발생 확진자는 188.7명이었다. 2단계 핵심 지표 중 하나도 충족하지 않았지만 결과는 ‘선제적인 2단계 격상’이었다. “2단계 기준을 충족하기 전까지는 1.5단계의 효과를 가급적 평가하겠다”고 말한 지 사흘 만의 일이었다.

지난 29일 ‘정밀방역’ 발표 과정에도 일관성은 보이지 않았다. 주간 하루 평균 확진자가 400명을 넘었지만 정부는 경제적 여파를 이유로 2.5단계 적용을 미뤘다. 대신 위험도가 높은 시설·활동의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기준에 미달하는 권역까지 비수도권으로 묶어 일괄적으로 1.5단계를 적용했다. 지난 22~28일 경북권의 하루 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는 5.7명, 제주는 1.7명으로 각각 30명과 10명에 못 미쳤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원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해둔 틀 안에서 정확한 시점에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대응의 일관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국민들 입장에서도 혼란만 가중된다는 것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30일 “무조건 거리두기를 강화하라는 게 아니라 원칙대로 하자는 것”이라며 “기껏 5단계로 세분화를 하더니 이젠 2.25단계를 만드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다만 거리두기 자체의 태생적 한계라는 의견도 나왔다. 최정현 가톨릭의대 은평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대응은 복합적이고 정성적인 문제인 만큼 임의적인 기준을 반드시 지켜야 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취지는 방역과 경제의 균형점을 모색하는 것인 만큼 상황을 들여다보고 판단하는 것이 맞는다”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0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일 대비 438명 늘어 총 확진자 수가 3만420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날까지 최근 1주간 하루 평균 국내발생 확진자는 438.7명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범위에 해당했지만 정부는 전날 언급한 ‘정밀방역’을 재차 강조했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날 회의에서 “내일부터 전국에서 감염 위험이 높은 다중이용시설과 젊은 층 중심의 활동에 대한 방역을 대폭 강화한다”고 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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