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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안 돼요, 토스트+커피는 됩니다… 회피 영업 속출

모호한 방역기준에 꼼수 기승


서울 마포구에서 브런치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실시된 후 크로플과 커피 두 잔으로 구성된 세트 메뉴를 급하게 만들었다. 일반 카페와 달리 브런치 카페에서는 음식을 주문하면 매장 내 취식이 가능해 손님들을 잡기 위한 나름의 전략을 짠 셈이다. A씨는 1일 “점심시간에 식사를 주문하다가 중간에 커피를 추가해 마시고 가는 손님들이 대부분”이라며 “기존보다 오히려 커피 판매량이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브런치 카페 내 취식과 관련해 음식 주문은 되고 커피는 안된다는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발표했지만 ‘회색지대’를 틈탄 영업이 계속되고 있다.

브런치 카페 내 취식 가능여부를 가르는 ‘식사’의 기준은 여전히 모호하다. 서울시의 한 구청 관계자는 “카페에서 파는 게 한두 개가 아닌데 품목별로 일일이 이건 디저트고 이건 식사라고 고를 수 없어 난감하다”며 “디저트에 대한 정의도 없어 일단 커피·음료·제과제빵·아이스크림·빙수류는 안된다고 안내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크로플을 홀에서 판매하는 마포구 카페와 달리 서울 성동구에 한 카페는 ‘크로플은 디저트’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지방자치단체마다 해석이 달라 서울 안에서도 어디는 되고 어디는 안되는 식이다. 또 이 카페는 ‘토스트는 식사’라는 판단을 받아 토스트와 커피를 매장 내에서 판매 중이다.

경기도 용인에서 파스타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40대 이모씨는 “우리 점포가 제과점으로 분류돼 배달·포장만 했으나 본사 직영점은 업종을 서양음식점으로 바꿔 홀 영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씨는 억울한 마음에 시청에 문의를 했으나 ‘제과점에서 서양음식점으로 업종을 바꾸면 방역망을 벗어날 수 있다’는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이씨는 “우리 가게만 문을 닫으니 손님들 사이에서 식품위생법에 걸렸거나 코로나19 확진자가 왔다간 점포가 아니냐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며 “비슷한 메뉴를 파는 옆 가게도 정상영업을 하고 있는데 가만히 넘어가기 힘들다”고 억울해했다.

방역기준의 틈새를 노리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서울 도봉구에 사는 김모(27·여)씨는 이번 주말 브런치 카페에서 메뉴를 하나 시켜 친구와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그는 “요리조리 피해 다니는 건 소비자도 마찬가지인데 정부는 그때그때 풍선효과가 생기면 막고 또 막고를 반복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일반 카페 점주들의 불만은 폭주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청파동 카페에서 근무하는 김모(25·여)씨는 “수입도 절반으로 줄었는데 브런치 카페는 버젓이 운영하니 답답하다”며 “메뉴를 만들어 ‘브런치’라고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에 한 보건소 관계자는 “‘저 카페는 디저트를 파는데 왜 영업을 하냐’는 신고가 너무 많이 들어온다”고 한숨을 쉬었다.

방역 당국은 각종 꼼수에 대응하기 위한 세부지침을 보강하겠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이날 브리핑에서 “브런치 카페는 식사를 할 때에만 차 제공을 인정하고 음료만 시켜 오랜 시간 앉아있는 영업 행태는 제한하는 것으로 지침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 용인의 파스타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는 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본사직영점은 창업 이래 최근까지 8년간 휴게음식점으로 운영돼 왔으며, 최근 프랜차이즈 가맹점 정보공개서의 주업종을 서양음식점으로 바꾼 것”이라고 밝혔다.

강보현 최지웅 최예슬 기자 bob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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