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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 만리장성 너머, 썸타는 섬들의 속삭임

개통된 새만금 ‘동서대로’ 주변

지난달 24일 개통한 전북 새만금 동서대로가 시원하게 뻗어 있다. 심포항에서 새만금 신항만까지 종전 56㎞에서 20㎞로 가까워지면서 시간도 종전 60분에서 15분으로 단축됐다.

새만금 방조제는 전북 김제, 부안, 군산에 걸쳐 있다. 길이가 무려 33㎞에 이르는 ‘바다 위 만리장성’이다. 새만금 방조제 완공 10년 만에 새만금 내부 간선도로망의 동서 중심축인 신항만과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동서도로’가 지난달 24일 개통됐다. 동서도로 개통으로 심포항에서 새만금 신항만까지 종전 56㎞에서 20㎞로 가까워지면서 시간도 종전 60분에서 15분으로 단축됐다.

그 길을 둘러보는 출발점은 신시도. 군산시 옥도면에 속하는 섬이다. 선유도, 무녀도, 대장도, 장자도, 관리도, 방축도, 횡경도 등 63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진 고군산군도에서 가장 큰 섬이다. 섬과 뭍이 다리로 연결되면서 차를 타고 고군산군도 깊숙이 들어설 수 있게 됐다.

신선들의 섬 고군산군도로 들어가는 신시도 풍경.

신시도 대각산 전망대에 오르면 고군산군도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몽돌해변에 대각산 오름길이 보인다. 3층으로 된 전망대에 오르면 신선들이 살았다는 선유도와 무녀도의 풍경들이 지척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선유해변과 망주봉(104.5m), 장자도·대장도 등이 한 폭의 그림 같다.

본디 ‘군산’으로 불리던 이 군도가 ‘고군산’(옛 군산)이 된 까닭이 있다. 조선 태조 때 왜구의 노략질에 대비하기 위해 이 섬무리의 중심인 선유도에 수군진을 설치하고 군산진이라 불렀다. 그러다 세종 때 진영을 육지 쪽(현재 군산)으로 옮기면서 이름도 가져갔고, 이 섬들엔 ‘옛 고(古)’ 자를 앞에 붙여 고군산으로 부르게 됐다.

예전에는 고군산군도에 배타고 들어가 즐기려면 1박 2일은 넉넉하게 잡아야 했다. 요즘은 반나절이면 섬을 구경하고 나온다. 육지와 섬이 연결되면서 고군산군도 나들이는 군산여행의 필수코스로 정착했다. 고군산군도로 향하는 길은 드라이브 루트로 손색이 없다. 새만금방조제를 잇는 도로 좌우로는 바다와 간척지가 드넓게 펼쳐진다. 섬들은 자맥질하며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신시도에서 동서도로를 따라 달리면 독특하면서도 웅장한 아치 모양 구조물의 ‘남북도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 길 끝에 심포항이 있다. 만경강과 동진강이 서해로 흘러 드는 끝자락. 백합 산지로 많이 알려진 곳. 물때에 따라 끝이 4㎞에 달한다는 심포 갯벌은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다. 찾는 발길은 많지 않은 편이지만 아직까지는 때묻지 않은 소박한 어촌풍경을 느낄 수 있다. 주변에 새만금 바람길이 조성돼 있다. 만경강 하구에 조성된 이 길은 삼국시대부터 포구로 사용되던 전선포와 심포항, 봉화산 봉수대를 잇는다.

방죽을 따라 소나무 사이 일출이 장관인 계화도.

심포항에서 동진강을 따라 가면 전북 부안의 계화도에 닿는다. 영화 ‘실미도’의 촬영지이기도 했던 계화도는 원래 섬이었다. 광복 이후 가장 큰 간척사업으로 육지가 됐다. 계화도 간척지 조성사업은 19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의해 시작했다. 섬이었던 계화도와 육지인 부안군 동진면을 2개의 방조제로 연결했다. 계화도를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 서해에서 보기 힘든 분위기 있는 일출을 볼 수 있어서다. 방죽(둑)을 따라 늘어선 소나무 사이로 뜨는 해는 바다에서 바로 뜨는 해와는 다른 운치를 더해준다.

부안 채석강 해식동굴에서 실루엣 사진을 찍고 있는 연인.

부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채석강이다. 독특한 해안 절벽 지형을 형성한 곳이다. 화강암과 편마암 위에 퇴적암이 성층을 이루며 책을 수만 권 쌓아놓은 듯 멋진 풍광을 만들었다. 중국 당나라 이태백이 즐겨 찾은 채석강과 유사하다고 ‘채석강’이라 이름 붙였으며, 적벽강과 함께 명승 13호로 등재됐다. 파도가 빚어놓은 해식동굴 안에서 실루엣 사진을 찍는 연인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밖에서 평범해 보이는 동굴은 안에서 봐야 제대로다. 해 질 녘 해가 수평선 아래로 잠길 때 동굴 밖 하늘이 붉게 물든다. 이때 암벽 위에 서면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

여행메모
심포항~새만금 동서대로 20분 소요
신시도 대각산 올라 고군산군도 조망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간다면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해 군산나들목에서 빠진다. 비응항을 거쳐 새만금방조제로 간다. 신시도까지 방조제 길이는 약 15㎞, 차로 20분쯤 걸린다. 최근 동서도로 개통으로 김제에서도 접근할 수 있다.

새만금 동서도로는 김제시 심포항에서 새만금 2호방조제(신항만)까지 20.3㎞를 연결하는 폭 20m 왕복 4차로 자동차전용도로다. 구간단속 중이어서 과속은 금물이다. 주변에 새만금~전주 간 고속도로(55.1㎞) 연결 공사가 진행 중이다.

새만금주차장에 차를 대고, 먼저 199봉에 올라 고군산군도 섬무리를 감상한 뒤 월영재∼월영봉∼몽돌해변∼대각산∼지풍금∼제방∼월영재를 거쳐 원점으로 돌아오는 것도 좋다.

선유도주차장 일대에 펜션과 식당들이 밀집해 있다. 선유3구와 1구 쪽 숙소들이 한적한 편이다. 대부분의 식당은 활어회, 생선구이를 주메뉴로 내놓는다.

선유도에서는 기도 등대를 빼놓을 수 없다. 오가는 선박의 안전항해를 기원한다는 의미를 담아 두 손을 합장한 모양이다.






군산·김제·부안=글·사진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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