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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포럼] 코로나19 상황에서 의료 공백을 줄이려면

조흥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서울대 명예교수)


코로나19 유행이 다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전국의 최근 1주간 하루 평균 확진자는 400명을 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기준을 넘어서서 2.5단계 기준까지 다다른 상태다. 지난 2월 대구·경북 지역에서의 제1차 유행과 8·15 이후 제2차 유행에 이어 제3차 유행으로 번지고 있어 걱정이다.

정부는 환자 발생이 계속 증가 추이에 있지만 지역별 발생 편차가 크고 거리두기 효과가 금주 말부터 나타난다는 점과 의료체계의 여력이 남아있는 점 등을 고려해 수도권에 대해서 2단계 조치를 유지하도록 했다. 비수도권에서는 거리두기 단계를 일제히 1.5단계로 상향 조정하되 위험도가 높은 지방자치단체는 2단계로 상향하도록 했다. 그리고 이번 주의 유행 상황과 거리두기 효과 등을 면밀히 평가해 급격한 유행 확산 추이가 계속될 경우 신속하게 수도권과 전국에서의 추가적인 단계 조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강해질수록 의료 공백은 더 늘어나는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문제다. 특히 사회적 취약계층에서의 의료 공백은 더욱 두드러지며 사망에까지 연결된다. 이러한 취약계층에서 일어나고 있는 참혹한 현상을 미국과 유럽의 의료체계 상황에서 우리는 쉽게 목도할 수 있는데, 한국에서도 의료 공백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더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나라에서 빈곤층은 일상적으로 의료급여를 통해 지원받는다. 한데 정부는 급여의 수급 남용과 악용 가능성을 막는다는 취지로 의료서비스 선택권을 일부 제한해 왔다. 민간병원 일부에서도 보호자 없는 의료급여 환자의 입원 거부가 관행적으로 계속돼 온 게 사실이다. 그래서 노인과 장애인, 이주노동자, 후천성면역결핍증(HIV/AIDS) 감염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은 절대적으로 공공병원에 의존해 오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 이들 공공병원은 코로나19가 확산되면 대개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되고, 취약계층은 민간병원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은 민간병원이 다시 이들을 쉽게 외면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응급상황 때나 유사시에 갈 수 있는 병원이 사라지는 딱한 일이 여러 군데 생기고 있다.

더구나 한국 병원의 인구 1000명당 병상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2.6배나 되지만 감염병에 대응할 공공병상 수는 1.3개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이렇게 볼 때, 한국에서 의료자원 전체를 놓고 보면 지역별로 그리고 질환별로 부족한 일부 문제는 있지만 더 큰 문제는 공공의료자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여건에서 의료 공백을 줄이려면 먼저 정부가 의료 공백은 국가가 우선 책임져야 할 문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이라는 핑계로 사회적 취약계층을 더 이상 차별·배제시키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이들 취약계층에 대한 특별한 보호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의료 공백에 대한 정부의 실태조사가 필요하다. 특히 일부 민간병원에서 의료급여 수급자와 HIV/AIDS 환자 등을 거부하는 갖가지 사례들을 자세히 조사해 파악할 필요가 있다.

셋째, 공공병원과 의료 인력 확충 같은 공공의료 확대가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공공병원 의료 인력의 누적된 피로감을 줄여주기 위해서라도 민간병원에 적절한 보상조치를 취하면서 코로나19 치료에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의료 공백을 없애는 방안으로 감염병예방법에 공공 및 민간 의료 진료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의료관리체계를 조율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설치에 관한 조항을 집어넣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취약계층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의료정보체계를 마련해 이들이 필요할 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의료정보체계 구축과 관련해 정부는 지침을 처음부터 잘 만들어야 하고, 만들어진 지침은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경시키면 안 된다.

최근 ‘코로나19 의료공백인권실태조사단’이 공개한 의료 공백 피해자와 가족의 생생한 증언은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우리의 평소 차별과 혐오, 그리고 차별하는 것조차 모르는 무지와 무관심을 일깨워 주고 있다.

조흥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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