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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중국의 김치 도발

이흥우 논설위원


1960년대 미국에서 활동한 걸그룹 김시스터즈의 ‘김치깍두기’는 김치의 세계화를 예언한 최초의 노래이지 싶다. 1962년 발표된 이 노래는 미국인뿐 아니라 세계인의 적잖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이 노래에 이런 가사가 나온다. “… 런치에다 비후스텍 맛 좋다고 자랑쳐도/ 우리나라 배추김치 깍두기만 못하드라/ 코리아의 천하명물 김치 깍두기….”

김치는 불고기와 더불어 외국인이 알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 먹거리다. 200종이 넘는 김치의 영양가는 미국 건강전문지 ‘헬스’가 세계 5대 건강식품의 하나로 선정할 만큼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김치처럼 채소를 소금이나 식초에 절여 만든 음식을 침채류라 하는데 중국의 파오차이(泡菜), 일본의 스케모노, 서양의 피클 등이 이에 해당한다.

얼마 전 중국의 환구시보가 중국 주도로 김치산업의 6개 식품 국제표준을 제정했다고 보도해 물의를 빚었다. 중국 김치의 ISO 인증으로 김치 종주국 한국이 굴욕을 당했다는 내용으로 오보다. 김치를 중국어로 번역하면 파오차이다. 그러나 김치와 중국이 ISO 인증을 받은 파오차이는 전혀 다른 음식이다. 파오차이는 소금에 절인 채소를 바로 발효시키는 쓰촨지방의 염장채소로 피클에 가깝다. 반면 김치는 이미 2001년 국제식량농업기구(FAO) 산하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국제표준으로 인정받았다. 김치의 공식 영문명이 ‘kimchi’로 정해진 것도 이때다. 유네스코도 2013년 12월 김장문화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며 한국의 고유문화로 인정했다.

우리나라가 김치 종주국인 건 분명한데 그에 걸맞지 않게 김치 수출량은 수입량에 비해 현저히 적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수출량이 수입량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리고 수입김치의 99.9%가 중국산이다. 중국 언론이 ‘김치 종주국이 굴욕을 당했다’고 도발할 만하다. 이러다 중국이 김치 종주국을 자처하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 고구려를 자기네 역사에 편입시키고 한복도 중국 옷이라고 우기는 중국 아닌가.

이흥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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