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국민 위기 때 ‘현지 민간 네트워크’ 활용해 돕는다

한국위기관리재단, 정부에 민간 부문과 협력 통한 지원 제안

헝가리 구조대가 지난해 6월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관광객 33명을 태운 유람선이 침몰한 사고현장에서 인양된 선체를 수색하고 있다. 뉴시스

재외국민과 해외여행자 보호를 위해 정부가 현지 민간단체 및 교민과 협업하는 시스템이 마련된다. 코로나19나 지난해 헝가리 유람선 전복사고 등 해외에서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현지 한국기업·종교단체·선교사·NGO 등이 피해자 지원에 나선 데서 착안했다.

한국위기관리재단은 국민참여예산제도를 활용해 외교부에 ‘민간 해외안전지원센터’ 구축 시범사업을 제안했다고 2일 밝혔다. 외교부도 해외공관과 민간부문의 협력 필요성에 공감하며 관련 제도 마련에 나섰다.

국민참여예산제도는 정부 예산편성 과정에 국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가 2018년부터 운영하는 제도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국민참여예산 홈페이지에 예산 사업을 직접 제안할 수 있다.

위기관리재단은 2019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관광객 33명을 태운 유람선이 침몰했을 때 현지 한인교회와 목회자, 선교사들이 피해자 및 가족과 구조인력 등을 돕기 위해 나선 데 주목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사관 영사관 등 재외공관의 업무가 폭증하면서 교민 보호에 어려움이 생기자 민간 역량을 결집할 필요성을 느껴 지난 3월 외교부에 재외공관과 공조할 민간 해외안전지원센터 구축, 안전(위기)관리 훈련학교 개설, 국가별 위기정보 수집 등을 제안했다. 제안 내용은 3일 외교부에서 열리는 ‘제2회 해외안전 콘퍼런스’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위기관리재단 김진대 사무총장은 “재단은 코로나19로 세계 각지에 있는 선교사와 교민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소식을 접한 뒤 나라별·대륙별 선교사 네트워크를 만들어 대처했다”면서 “재외공관과 민간자원의 체계적 공조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시너지가 배가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위기관리재단은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자 전 세계 90여개 국가에 구축한 ‘위기관리 네트워크’를 활용했다. 네트워크는 지역 본부와 지역 내 국가 코디네이터인 선교사가 외교부와 현지교회, 한인교회, 의료기관 등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외교부는 지난 6월 입법 예고한 ‘재외국민보호를 위한 영사조력법’ 시행령 제30조(민간부문과의 협력)에 위기관리재단의 제안을 반영했다. 민간단체 제안을 외교부가 반영했다는 게 위기관리재단의 설명이다.

영사조력법은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의 영사조력과 관련한 제반사항을 규정해 국민의 안전한 국외 거주·체류 및 방문 도모를 목적으로 하는 법이다. 시행령 제30조는 ‘국가는 영사조력을 통해 사건·사고로부터 재외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는 영사조력법 제3조를 근거로 했다.

외교부 강형식 해외안전관리기획관은 “재외공관의 인력 제한 때문에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 민간과 협력을 강화할 필요성은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면서 “위기관리재단의 제안을 참고해 영사조력법 시행령에 관련 내용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내년 1월 시행령 발효를 앞두고 지난 8월 제도팀을 신설했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우기 위해 외부 기관에 연구 용역도 맡겼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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