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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포도주 담은 개인 성찬기 등장… 팬데믹에 성찬식도 변화

온라인 성찬식에 이어 감염 예방 차원 일회용 잔 사용

김정석 광림교회 목사(왼쪽 네 번째)가 지난달 15일 교회 대예배실에서 추수감사절 예배를 드리며 일회용 성찬기를 사용해 성찬식을 집례하고 있다. 광림교회 제공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적지 않은 교회가 성찬식을 진행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성찬식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달리기 전 제자들과 가진 최후의 만찬을 기념하는 의식이다. 일반적으로 성도끼리 성찬기를 주고받는 방법으로 진행되는데 코로나19 상황에선 감염 우려 때문에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 4월 12일 부활주일을 전후해 일부 교회가 온라인으로 성찬식을 진행한 것도 이런 이유였다. 최근에는 감염을 막을 수 있는 개인 성찬기까지 등장했다. 성찬용 빵과 포도주를 개인 용기에 담아 제공하는 것이다.

포항오천교회(박성근 목사)는 지난달 8일 성찬식을 하면서 성찬용 빵을 개인 용기에 담아 교인들에게 나눠줬다. 포도주도 기존 금속잔 대신 일회용 잔에 담았다.

박성근 목사는 3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성찬 빵을 개별 포장하고 포도주는 일회용 잔을 사용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올해 들어 두 차례 성찬식을 진행했다”면서 “700명 가까운 교인과 성찬을 나눴는데 감염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해서인지 모두 편안한 마음으로 성찬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팬데믹 상황인 만큼 안전한 성찬식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일회용 성찬기 모습. 광림교회 제공

서울 광림교회(김정석 목사)도 코로나19 이후 자체 제작한 개인 성찬기로 세 차례 성찬식을 진행했다. 친환경 재료로 만든 용기에 성찬 빵과 포도주를 개별 포장한 뒤 예배당 입구에서 교인들에게 나눠줬다. 교인들은 성찬 집례자의 안내에 따라 용기를 열어 빵과 포도주를 먹었다. 이 과정에서 다른 교인과 접촉할 일은 없었다.

예배학자들은 팬데믹 때마다 성찬 방법이 바뀌어 온 만큼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감염을 막기 위한 대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성찬식의 경건성과 의미만 잘 살린다면 형식에는 크게 구애받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한다. 이전에도 팬데믹은 성찬식 방법의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김병석 숭실대 베어드교양학부 교수는 “1918년 스페인독감을 기점으로 큰 잔에 포도주를 담아 돌려 마시던 성찬의 방법이 개인 잔을 사용하는 쪽으로 바뀌기 시작했다”며 “성찬의 본래 의미는 살리고 감염을 막기 위해 성찬의 형식을 바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성찬의 방법이 또다시 바뀔 게 분명하다”면서 “성찬의 의미와 경건성에 강조점을 두면서 감염병을 막을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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