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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검찰당과 법무당

박정태 수석논설위원


정치권에서 검찰을 ‘검찰당’이란 자극적 용어로 부르며 비판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년 전에도 그랬다. 김대중정부 시절 검찰이 16대 총선 사범 수사에서 정치적 중립을 어기고 편파적으로 사건을 처리했다며 한나라당이 2000년 10월 박순용 검찰총장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했을 때다. 격앙된 검찰이 유례없는 반박 성명을 내자 한나라당 의원이 국회 법사위의 대검 국정감사에서 이렇게 말하며 공박했다. “국민들이 한나라당, 민주당, 검찰당의 3개 교섭단체가 있는 줄로 착각할 정도로 검찰이 활발하게 정치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주로 야당이 정권에 영합하는 ‘정치 검찰’을 공격할 때 끄집어낸 게 검찰당이었다.

한데 지금은 검찰에 대한 여야의 태도가 180도 바뀌어 여권이 ‘검찰 정치’를 비난하고 야권은 검찰을 감싼다. 현 정권 들어 이런 공방이 본격화한 것은 지난해 조국 사태를 계기로 윤석열 검찰총장과 여권이 척을 지게 되면서다. 당시 수사를 둘러싸고 청와대가 한마디 하면 검찰이 바로 반박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 정당 간 성명전을 방불케 했다. 이러자 “세간에는 민주당이 집권하는 시대가 아니라 검찰당이 집권하는 시대라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여당 의원이 한소리 할 정도였다.

최근 윤 총장 징계 문제에 대한 검사들의 집단 반발 등으로 코너에 몰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다시 검찰당이란 용어를 써가며 맹비난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추 장관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당이라 불릴 만큼 이미 정치세력화된 검찰이 민주적 통제 제도마저 무력화시키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 사진을 올리며 “(검찰 개혁은) 그 영전에 올린 저의 간절한 기도”라고 했다. 하지만 골수 지지층을 제외한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살아있는 정권 수사하면 검찰이 검찰당 되는 거구나” “당신들은 법무당이냐” “청와대 부설 법무당? 더불어법무당?”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특히 노무현 탄핵에 앞장선 이가 노무현을 팔고 있다는 반감도 적지 않다. 노무현 정신이 뭔지 스스로 돌아봤으면 한다.

박정태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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