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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매년 커리어하이 각오… 우승 맛봤으니 내년도 자신”

NC 창단 첫 통합 우승 이끈 프로 15년 베테랑 양의지

“감격해서 울고 있는데, 검을 뽑으라는 거예요. 다른 선수가 하면 안 되느냐고 물었더니 ‘주장이 해야 한다’더군요. 그래서 뽑았죠. 지금 생각하면 큰 영광입니다.”

지난달 2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두산 베어스를 최종 전적 4승 2패로 제압하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뒤 모기업 엔씨소프트의 인기게임 리니지 아이템 ‘집행검’ 모형을 뽑는 양의지. 뉴시스

양의지(33)가 창단 첫 정규리그(KBO리그)·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달성한 NC 다이노스의 주장 자격으로 ‘집행검’을 뽑아든 순간은 2020시즌 프로야구를 압축하는 장면이다.

올해 프로야구는 39년사에 유례없는 혼란을 겪었다. KBO리그는 처음으로 개막일을 연기해 어린이날(5월 5일)에 시작됐고, 그렇게 순연된 일정을 따라 포스트시즌은 가장 늦은 11월 24일에 끝났다. 시즌 초반 석 달에 가까운 무관중 경기는 프로야구에서 처음으로 펼쳐진 풍경이다.

하지만 NC는 흔들림이 없었다. KBO리그 개막 2주차인 5월 13일부터 단 한 번도 선두를 빼앗기지 않고 2011년 창단 후 9년 만의 첫 우승까지 한걸음에 달려갔다. 모기업 엔씨소프트의 인기게임 리니지에서 ‘억’ 소리 나는 최강 아이템 집행검이 양의지에 오른손에 들려 곧게 세워진 순간은 올해를 ‘신흥 왕조’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NC의 선언 아니었을까.

양의지는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 도중 집행검을 뽑아들었던 순간을 떠올리며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었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에서 넘어와 시작한 ‘야구인생 2막’을 지지해 준 경남 창원 팬과 약속을 지켰다는 안도를 프로 15년차 베테랑도 감추지는 못했다.

NC 다이노스 주장 양의지가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에서 인터뷰를 앞두고 미소를 지으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김지훈 기자

“2년 전 창원에 가자마자 팬들에게 우승을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을 지켜 정말 뿌듯했어요. 우승 확정 이후 흥분해서 눈물을 흘리다가 주변의 권유로 집행검을 뽑게 됐는데, 최대한 높이 들었습니다. 올해는 모두가 힘들었잖아요. 팬들에게 위안과 힘이 되고 싶었어요.”

양의지에게 올해가 특별한 이유는 우승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양의지가 KBO리그에서 130경기 이상을 소화한 시즌은 올해까지 세 번뿐이다. 올 시즌 151안타(33홈런) 124타점 타율 0.328 장타율 0.603을 기록했다. 30홈런-100타점을 넘게 수확한 시즌은 프로 인생을 통틀어 처음. 양의지는 한국시리즈 6경기 31안타(1홈런) 3타점 3득점 타율 0.318을 작성하고 우승을 이끌었다.

양의지는 “매년 시즌이 끝난 후 다음해를 커리어하이로 삼겠다는 각오로 임한다. 올 시즌을 마치고 돌아보니 좋은 성적이 쌓여 있었다”며 “나와 동료들이 준비를 잘해 우승까지 이뤘다. 어려운 순간도 있었지만 하나하나 극복하다 보니 우승에 도달해 있었다”고 올해를 돌아봤다.

챔피언 NC에도 과제는 있다. 나성범이 계획대로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하면 중심타선에 공백이 생긴다. 올해 전반부 9승 무패로 승승장구하다가 부상으로 공백기를 거친 선발투수 구창모의 회복 경과도 내년 시즌 NC의 마운드 전력을 좌우할 관건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양의지는 걱정하지 않았다. 그는 “이제 우리 팀 모두가 우승을 맛봤으니 내년에는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고통을 받으면서도 NC를 응원해 준 팬들에게 감사하다. 지금에 만족하지 않는다. 내년에도 동료들을 이끌고 더 좋은 순간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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