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문화계 달군 트렌드 속 교회가 읽어야 할 3가지

문화선교연구원 ‘문화 키워드로 살펴본 한국교회 과제’ 포럼

‘랜선 00, 트로트 열풍, 부캐.’

문화선교연구원(문선연·원장 백광훈 목사)이 꼽은 올해 대중문화 키워드다. 문화예술계는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이 어려워지자 음악회, 전시회, 뮤지컬 등 장르를 불문하고 ‘랜선’으로 수식되는 다양한 온택트(ontact)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제작했다. 트로트 열풍을 일으킨 TV조선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은 중·장년층의 향수를 넘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장르임을 입증, 아이돌 팬덤 활동에 못지 않은 ‘덕질’ 문화를 만들었다.

개그맨 유재석씨가 MBC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다양한 ‘부캐’를 선보인 모습. 국민일보DB

개그맨 유재석은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다양한 ‘부캐’(부캐릭터로 나의 또 다른 모습)를 선보였다. 그는 라면을 끓이는 섹시한 요리사 ‘유라섹’, 혼성그룹의 멤버 ‘유두래곤’, 여성그룹 ‘환불 원정대’를 이끄는 소속사 대표 ‘지미유’ 등으로 활동했다. 부캐는 진짜 나와 만들어 낸 나 사이의 관계가 독립된 활동 주체로 인식하는 ‘다양한 나들’의 시대를 열면서 대중들에게 거부감 없이 편입됐다.

문선연은 지난 3일 유튜브 ‘문선연TV’ 계정을 통해 ‘2020년 대중문화 키워드로 살펴보는 대중의 열망과 한국교회의 과제’라는 주제로 문화포럼을 개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대중이 열망한 문화 현상을 보며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네이버TV 후원 라이브에서 유료 온라인 공연을 선보이는 뮤지컬 ‘베르테르’의 한 장면. CJ ENM 제공

백광훈 문선연 원장은 ‘랜선00: 코로나19와 랜선 컬처 속에서 온라인 기독교를 꿈꾸다’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백 원장은 "유튜브 등에서 기독 가치를 지향한 온라인 콘텐츠들이 활발하게 생성되는 것은 고무적 현상”이라며 유튜브채널 ‘골목교회’ ‘오늘의 신학공부’ ‘교회언니 페미토크’ ‘이단 사이렌’ ‘위러브’ ‘달빛마을 TV’ 등을 예로 들었다.

백 원장은 한국교회가 랜선 문화의 확대 속에서 이 시대의 문화적 소명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온라인 예배는 단순히 오프라인 예배를 중계하는 게 아니라 온라인 참여자와 다음세대를 배려한 예배로 디자인돼야 한다”며 “교회는 온라인이 익숙한 밀레니얼·Z세대와 그들의 관점, 세계관을 통해 대화하며 디지털 환경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증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로트 열풍을 일으킨 TV조선 ‘미스터트롯’의 주역들. TV조선 제공

윤영훈 성결대 교수는 ‘트로트 열풍과 기독 노래운동’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윤 교수는 트로트 가수와 CCM 아티스트의 몇 가지 공통점을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가창력이 뛰어나고 가사에서 주는 감수성이 깊지만, 양자 모두 새로운 노래와 음악적 표현보다 옛 노래들을 반복하는 등 주로 행사를 통해 활동을 유지하는 점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유사한 위치에 있던 트로트의 부활과 재발견은 기독교 노래운동의 재기를 위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독교 노래 중 좋은 곡들이 많은데 교계는 그동안 이 노래들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일에 무심했다”며 “트로트 열풍을 통해 기독교 노래 유산도 재발굴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이전 문화를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획력과 동시대적 표현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으로서의 부캐’를 주제로 발제한 성현 필름포럼 대표는 부캐로 인한 ‘나들’의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성 대표는 “부캐 현상이 그간 외길처럼 보여왔던 정체성과 사회적 관계 맺음의 길을 다양한 갈래로 여는 데 일정 부분 이바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캐는 인간의 다양한 표정과 욕망을 선명하게 읽어내도록 하지만 자신의 본래 정체성이 무엇인지 말해주진 않는다”며 “다양한 부캐 놀이를 부분적 위안으로 삼는 세대 속에 교회는 참된 정체성을 알려주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진정한 만남에 갈증을 느낀 우물가의 사마리아 여인이 예수님과의 인격적 만남을 통해 참된 예배로 안내된 것처럼, 교회는 참된 나를 찾고 영혼의 해갈을 찾는 이들에게 생수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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