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회원국 3분의 2가 금지한 낙태… 정부는 왜 허용에 앞장서나

태아는 사람 낙태는 살인이다 <13> 한국형 심장박동법 ②

행동하는프로라이프 회원들이 지난달 7일 서울 국회 앞에서 낙태를 사실상 허용하는 정부의 낙태 관련 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며 실물 크기 인형을 놓고 임신 12주 태아도 생명임을 설명하고 있다. 국민일보DB

한국의 낙태 관련 법안을 제정하는 데 있어 미국의 태아심장박동법과 낙태 관련 세계적 통계, 그리고 낙태죄 예외사유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낙태 허용 기간 늘려 1위 하겠다?

미국에서는 1973년 낙태 합법화 판결인 ‘로 대 웨이드 판결’ 이후 주 단위로 이 판결을 뒤집기 위한 개별법이 시도됐다. 2013년 2개 주, 2018~2020년 9개 주에서 태아심장박동법이 제정된 사례가 있고, 다른 많은 주가 이 법의 입법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과 달리 주에서 일어난 사건이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가야만 판결이 바뀔 수 있다. 이로 인해 아직은 시행되지 못해도 최근 보수 성향의 대법관이 임명되는 등의 변화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변경되면 바로 시행이 가능한 법이 준비되고 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 자료를 기초로 유엔 회원국의 낙태 현황을 확인하면 낙태를 금지하는 국가의 수가 유엔 회원국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임신부 요청에 의한 낙태를 허용하지 않는 나라는 131개국(67%)이며, 사회적·경제적 이유가 있더라도 낙태를 허용하지 않는 나라는 122개국(63%)이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생명을 죽이는 법에 앞장서는 나라가 될 필요가 있을까.

세계보건기구가 조사한 2020년 유엔 회원국 중 낙태 금지국가와 허용국가 수.

‘사회적·경제적 이유’를 포함한 낙태의 경우를 보더라도 세계적으로는 이를 허용한 국가 중 과반수가 임신 12주 내외로 허용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정부안은 사회적·경제적 사유에 의한 낙태를 24주까지 허용하고 있다. 세계적인 추세를 거슬러 낙태 합법화에 가장 앞장서는 나라가 될 이유가 있기라도 한 것일까. 대한민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살률 1위의 타이틀이 있는데, 낙태율 1위 타이틀도 욕심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낙태는 여성건강에 절대 좋지 않다

한국형 심장박동법으로 소개되고 있는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형법 및 모자보건법 개정안에는 강간이나 여성건강 침해로 인한 낙태허용 기간과 숙려기간이 있다.

정부 제출 법률안에 따르면 여성이 강간 등으로 임신한 경우 낙태를 할 수 있는 최대 기간은 임신 24주까지다. 정부안에 따르면 사회·경제적 이유에 의한 낙태허용 기간도 같다. 한편 조 의원 발의안은 강간(또는 준강간)에 의한 임신이나 임신의 지속이 여성의 생명이나 건강에 중대한 침해가 되는 경우 20주까지만 낙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산부인과에서는 임신 20주 이전 태아 사망 등으로 인한 임신 종결을 유산으로 정의한다. 반면, 임신 20주 이상을 조산(조기 분만)으로 정의하고 있다. 임신 23주, 24주인 태아가 조산됐을 경우에 생존율이 각 38.9%, 54.5%이다.

전 세계 낙태허용국가 70개국을 전부 살펴봐도 낙태를 24주까지 허용하는 나라는 극히 예외적이다. 오히려 14주 이하가 63%로 과반수를 차지한다.

헌법재판소 역시 아기가 태중에서 나와 독자생존이 가능한 시기를 기준으로 낙태 가능 기간을 정하라고 결정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여성의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임신 24주까지 낙태할 수 있도록 한 것을 앞당기는 것이 필요하다. 그 기준을 분만기 이전인 20주로 정해 발의한 조 의원 안이 여성건강의 측면을 합리적으로 고려한 안이라고 할 수 있다.

낙태를 쉽게 하겠다는 정부안

낙태죄를 존속시키는 법안들은 사회적·경제적 사유로 낙태하려는 경우 숙려기간을 두고 한 번 더 고민하고 시술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정부안은 그 기간을 24시간으로 정했다. 조 의원 발의안에는 7일로 정해져 있다.

2011년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실제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이 상담 후 가진 숙려기간은 3일 이내 28.3%, 3일~1주일 38%, 1~2주 19.6%, 2주~1개월 7.8%, 1개월 이상 6.4%라고 한다. 정부에서는 낙태 여부 결정은 가능하면 빨리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는 취지에서 숙려기간을 짧게 잡았다고 한다.

낙태는 여성의 건강과 태아의 생명에 대한 중대한 결정이다. 따라서 여성의 진정한 보호를 위해서는 건강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낙태 여부를 결정하되 가능한 한 오랫동안 숙고해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진정으로 보호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낙태를 할 수 있는 기간은 길게 하고, 고민할 수 있는 기간을 최소화한 정부안은 낙태를 쉽게 하는 안이다. 반면 조 의원 안은 10주 이내의 낙태는 가능하도록 하되 그 결정에 앞서 7일까지 숙고하도록 해 여성의 건강권 침해를 최소화한다. 따라서 조 의원 안이 여성보호의 취지를 최대한 담아내려고 노력한 법안이라고 할 수 있다.

연취현 변호사 (행동하는프로라이프 법률정책위원)

[태아는 사람 낙태는 살인이다]
▶⑫6주 이내 허용… 태아 생명·여성 건강 고려한 현실적 대안
▶⑭술·담배도 19세 넘어야 살 수 있는데… 16세에 혼자 낙태?
▶⑮자기결정권보다 ‘생명권’ 우위에 놓고 낙태죄 검토해야
▶⑯헌재 판단은… 낙태죄 유지 전제로 낙태문제 봐야한다는 것
▶⑰약한 존재 태아… 강한 자들 이해관계에 희생돼선 안돼
▶⑱입법시한 넘겼지만… “낙태죄 완전 폐지된 것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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