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과 커피의 첫 만남… 그때 그 시절 분위기 카페관에 재현

[코로나19시대 이제는 문화전도다] 커피로 복음 전하는 양탕국<4>

양탕국 관계자들이 2015년 서울 덕수궁에서 열린 제1회 궁중문화축전에서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를 재현하며 외국 공사들에게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

양탕국 커피문화원 카페관은 한국 전통의 팔작지붕으로 건축했다. 카페관 안에 들어오면 촘촘히 엮어 얹은 서까래 아래 이런 슬로건이 걸려 있다. “카페 양탕국, 대한제국을 담다.”

대한제국, 무언가 장엄함이 느껴진다. 많은 사람이 이 문구를 보고 울컥함을 느낀다고 한다. 왜일까. ‘대한’이라는 우리의 국호가 주는 아련함일까. 아니면 13년간 짧게 각인된 개화기의 대한제국이 주는 망국의 아픔 때문일까.

경남 하동에서 양탕국 사역을 명령받은 지 14년, 양탕국커피문화원을 개원한 지 12년,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커피문화 독립국, 양탕국을 다녀갔다.

커피문화 사역이 시작된 초기 ‘왜 하필이면 제국이냐’고 반문하는 분들이 있었다. 주로 지식인, 역사학자, 인문학자들이었다. ‘제국’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인 느낌, 조선왕조는 500여 년간 중국이라는 제국의 신하국이었고, 마지막 35년은 일본제국의 식민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한제국은 제국주의가 주는 의미의 제국이 아니다. 고종은 세계의 모든 국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자주국, 황제가 다스리는 나라로서 제국을 열망했다. 그 결과 1897년 10월 12일 대한제국을 선포했다. 우리나라가 정부를 수립하면서 대한의 국호를 쓴 것도 고종 황제의 열망을 계승한 게 아니었을까.

역사는 승자의 편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고종황제가 굶주려 죽어가는 백성들을 외면하고 사치하여 대한제국의 궁궐인 석조전을 지었다는 사실은 한편으로 비난받을 일이다. 하지만 고종황제 편에서 본다면, 세계 속에서 당당한 자주국으로 자리매김하려는 큰 포석이었으리라.

고종황제가 어떠한 경로로 대한제국을 선포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는지를 여러 정치적 상황으로 생각해볼 수 있지만, 커피라는 관점에서 다시 바라봤다. 1년간의 공사관 생활을 통해 커피 마니아가 됐고 덕수궁으로 돌아온 후에도 늘 커피를 마셨다는 역사적 사실 하나로, 여러 가지 상상을 해본 것이다.

명성황후 시해사건 몇 달 후인 96년 2월의 추운 새벽, 궁녀의 가마에 숨어 타고 극비리에 도착한 러시아공사관, 그리고 커피 한 잔. 아마도 고종에게는 잊을 수 없는 커피가 아니었을까.

자신의 나라에서 주권을 지키지 못하고 타국의 공사관에 살았던 1년간의 생활 속에서 커피는 그 씁쓸한 맛으로 고종 자신의 씁쓸한 처지를 나누는 매개체로서, 고종의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가 됐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1년간의 공사관 생활 중 많은 외국인을 만나고 커피를 마시면서 여러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아마 500여년 동안 자주국으로 바로 서지 못하고 중국이라는 황제국의 신하국으로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았던 조선의 현실을 바로 보게 됐을 것이다. 고종이 이처럼 각성하게 된 데에는 매일 몇 차례나 마시던 각성 음료의 대명사인 커피의 힘이 작용했을 것이다.

우리는 어떤 각성을 해야 할까.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승리한 그 길을 따라서, 예수님께서 명령하신 지상명령인 선교명령을 수행하는 제자들이다. 아니, 전사들이다.

고종황제가 마신 커피가 대한제국을 선포하는 데 영향력을 미친 것처럼 선교명령의 준행에 있어 커피가 잠자는 자들을 깨우고 각성시키는 도구로 쓰임 받기를 원한다. 우리가 알지 못한 새로운 것도 좋지만, 잃어버린 우리의 옛 감성을 되찾는 것도 중요하다. ‘커피, 양탕국’으로 우리의 DNA 속에 잠재된 옛 향취를 찾으려는 것이다.

교황 클레멘트 8세는 1605년 ‘아라비아의 와인’ ‘이교도의 음료’라 불리던 커피를 공인함으로써 모든 기독인이 마실 수 있게 했다. 이때 커피를 마신 교황의 평가가 참 영성적이다.

“참 훌륭한 음료구나. 이 훌륭한 음료를 이슬람만 마시게 하는 것은 불공평하다. 이 훌륭한 음료에 세례를 주어 기독교인의 음료가 되게 하겠다.”

커피는 그저 ‘맛있는’ 음료가 아니라 ‘훌륭한’ 음료다. 우리의 영혼을 각성시키고 영성의 세계로 인도하는 멋진 선물이다. 이 훌륭한 음료인 커피가, 커피문화가 다음세대 선교사역에 쓰임 받기 시작했다. 커피가 아닌 커피문화, 세상에 없던 커피문화의 시작, 한국적 커피문화인 양탕국으로 말이다. 복음을 담은 커피문화로서 충실히 그 역할을 감당했으면 좋겠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마 28:19~20)

홍경일 하동 양탕국 대표

[코로나19 시대 이제는 문화전도다]
▶①‘서양의 끓인 국물’ 양탕국… 커피문화를 전도에 활용하다
▶②‘이상한 카페’… 양탕국에 손님이 오면 전도가 시작된다
▶③언더우드는 조선 첫 ‘살롱커피 바구니 전도자’?
▶⑤“차 우리듯… 커피 함께 우려 마시며 구원의 기쁨 나눠요”
▶⑥성도들, 커피 알갱이처럼 세상 속으로 스며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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