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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일파 내세웠는데… 일본, 강창일에 부정적 기류

쿠릴 방문·우경화 지적 논문 비판… 아그레망 절차 늦어질 가능성도


주일대사로 내정된 강창일(사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일본 내 부정적 기류가 형성되면서 강 전 의원의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주재국의 동의) 절차가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과거 강 전 의원이 일본과 러시아가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쿠릴열도를 방문했던 이력이 일본 입장에선 ‘반일’ 수준에 가까운 행보로 여겨졌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강 전 의원은 2011년 5월 국회 독도특별위원장 자격으로 쿠릴열도를 찾았다. 크게 반발한 일본은 강 전 의원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까지 거론했다. 일본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17일 “우리로 따지면 중국 사람이 일본 비자를 받아 독도에 간 셈이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하면서 쿠릴열도를 러시아에 강탈당했다고 생각하는 일본은 이 지역을 돌려받기 위해 러시아와 수십년째 갈등을 빚고 있다. 자신들의 영토를 러시아가 부당하게 지배한다고 보는 지역을 한국 국회의원이 공개 방문함으로써 러시아의 실효 지배를 묵인 내지 인정한 격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외교소식통은 “쿠릴열도에 갖는 일본인의 인식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강하다”고 말했다.

강 전 의원의 도쿄대 박사학위 논문도 강 전 의원에 대한 반발을 일으키는 요인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는 2003년 ‘근대 일본의 조선 침략과 대아시아주의’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 논문에서 강 전 의원은 “정치권력을 장악한 일본 우익세력이 군국주의 부활을 노리는 지금 형국은 19세기 말 우익들의 책동과 비슷하다”며 일본 사회 전체의 우경화 흐름을 지적했다.

이런 행보들이 일본 측에선 강 전 의원이 일본 자체에 비판적 시각을 가진 인사로 인식되고, 특히 아베 신조 전 총리를 필두로 한 자민당 우익세력의 반감을 키우는 대목이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역임하며 일본 내 주요 인사들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강 전 의원이지만 일각에선 “강 전 의원에 대한 자민당 사람들의 감정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의구심을 갖는 목소리도 있다.

그럼에도 외교가에선 강 전 의원에 대한 아그레망이 거부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양국 관계 개선을 꾀하는 현 일본 내각이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는 선택을 하진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그 시기가 다소 늦춰질 여지는 있다고 외교소식통들은 내다봤다.

하지만 1년여 만의 대사 교체가 한·일 관계 개선에 큰 효과가 있을지엔 여전히 회의적인 의견이 나온다. 한 일본 전문가는 “(주일대사는) 청와대와 외교부가 현안에 대한 방침을 정하고 이를 일본에 잘 전달하는 것이지, 대사가 독자적으로 양국 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강 전 의원에게 주어진 실질적인 임무는 한·일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문제를 내년 7월 도쿄올림픽 때까지 유예하는 것, 미쓰비시중공업 자산에 대한 매각명령이 나올 시 일본의 보복을 최대한 막는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김영선 손재호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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