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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공평과세 기반 ‘공시가격 현실화’

박상수 한국지방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부동산 공시가격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이고 건강보험료와 기초연금 책정 기준이다. 따라서 공시가격은 적정 가격으로 산정돼야 국민의 조세 부담 등에서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다. 우리나라 가계 자산의 77.4%(2019년)는 부동산이고 공시가격이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침에도 그간 공시가격은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2020년 기준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은 공동주택 69.0%, 단독주택 53.6%에 불과하다.

공시가격의 낮은 시세반영률은 근로소득과 부동산소득 간 세 부담 불균형의 원인이다. 노동과 재산에 대한 상대적 세 부담 정도는 근로소득세 대비 주택 보유세 비율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공시가격이 빠르게 현실화된 2000년대 후반 근로소득세 대비 주택 보유세 비율은 23.77%(2007년)였으나 이후 현실화에 관한 관심 부족 등으로 지속 하락해 12.58%(2016년)까지 떨어졌다. 최근 공시가격 현실화가 재추진되면서 보유세 비율은 지난해 기준 15.13%까지 상승했다.

이런 결과는 향후 공시가격이 현실화되지 않으면 주택 보유보다 근로소득에 대한 세금이 더 늘어나는, 즉 주택을 소유한 계층의 세 부담이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낮은 시세반영률뿐만 아니라 단독주택이 공동주택보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부동산이 저가 부동산보다 시세반영률이 더 낮다는 문제도 있다. 실제로 2020년 공시가격 기준 3억원 미만 공동주택의 시세반영률은 68.4%로 6억~9억원 공동주택(67.1%)보다 1.3% 포인트나 높았다.

정부는 공시가격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달 부동산 공시가격을 시세의 90% 수준까지 올리는 현실화 계획을 발표했다. 공시가격 현실화 추진은 국민 부담의 형평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해 꼭 필요하다. 그러나 공시가격 현실화 추진 과정에서 세제상 보완 조치가 없다면 주택 소유자의 보유세 부담은 많이 증가하게 된다.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과 동시에 1세대 1주택자 등 실수요자에 대해 보유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내년부터 공시가격 6억원 이하 1주택자의 재산세율이 0.05% 포인트 인하돼 기존 세율 대비 22~50% 감소한다. 고령자, 장기 보유자와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세액공제도 최대 70%에서 80%로 확대된다. 이로 인해 향후 3년간 실수요자 대부분은 보유세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다.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은 부동산 시장 등 경제 여건에 맞춰 추진될 필요가 있다. 향후 10~15년의 중장기에 걸쳐 공시가격 현실화가 안정적으로 추진되려면 부동산 시장 여건을 고려해 보유세 부담 등 영향을 주기적으로 검토하고 국민 부담이 급증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개편하는 합리적인 대책과 함께 추진해야 한다.

박상수 한국지방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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