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020, 지구촌 최고의 성탄선물은 구호품”

선교사들 현지의 어려운 현실 호소

인도 펀자브주 카프탈라시 벧엘교회의 사무엘 씽 목사(가운데)가 지난 18일 WHM의 도움을 받아 코로나19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성도들에게 식량이 담긴 성탄선물을 주기 전 기도하고 있다. WHM 제공

코로나19 사태로 ‘선교는 빵과 복음이 함께 가야 한다’는 선교사들의 불문율 같던 말이 입증됐다. 선교사들은 성탄 선물로 어려운 이웃에게 구호물품을 전하며 성탄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정윤관 선교사는 21일 온라인 메신저 인터뷰에서 “20일 필리핀 카비테주 탄자지역에 있는 좋은나무국제학교 운동장에서 성탄 주일예배를 드린 뒤 코로나19로 생계에 어려움이 있는 성도와 주민 등 100여 가정에 특별한 선물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매번 나눠주던 쌀 봉투에 스파게티면과 소스를 추가했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주민들은 “고맙다” “메리 크리스마스”라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스파게티는 필리핀 사람들이 성탄절을 기념해 먹는 일종의 명절 음식이다. 정 선교사는 “환하게 웃는 그들의 모습이 보름달처럼 빛났다”고 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 수도노회 소속인 정 선교사는 예수교대한감리회 협력 선교사로 1996년 필리핀으로 파송받았다. 현재 성도 600명인 좋은나무교회와 필리핀 교육부 인가를 받은 좋은나무국제학교를 섬기고 있다.

필리핀 좋은나무교회 성도가 쌀과 스파게티면이 담긴 성탄선물을 받는 모습. 정윤관 선교사 제공

정 선교사는 올해 초 화산폭발과 코로나19로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자 매월 두 차례 쌀, 생선통조림, 계란, 채소 등을 나눠줬다. 사비와 한국 지인들의 헌금으로 비용을 충당했다.

현재 필리핀은 매일 1500~2000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한국의 교회들은 재정적 어려움을 이유로 후원을 끊었다. 두 달 전부터 구호품은 쌀로 간소화됐다.

정 선교사는 “아이들에게 연필 하나라도 성탄선물로 주고 싶었는데 할 수 없어 슬펐다”며 “그럼에도 스파게티면이 들어있는 성탄선물을 받고 밝게 웃는 모습을 보니 제가 더 행복했다”고 말했다.

페루 수도 리마의 ‘파밀리아 데 디오스’라는 이름의 현지인 교회를 섬기는 고신총회세계선교회 소속 방도호 선교사도 이날 성탄 주일예배 후 어려운 이웃에게 성탄선물로 구호물품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방 선교사는 “페루에서 성탄선물은 가진 자, 있는 자에게나 해당되는 말”이라며 “생각도 못 한 선물을 받은 이곳 주민들이 너무 기뻐하며 감사해했다”고 말했다.

사역지인 인도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성령의바람선교단(WHM) 윤석호 선교사는 현지 사역자들을 통해 성도들에게 성탄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인도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다.

윤 선교사는 펀자브신학대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수업을 하던 중 신학생들의 호소를 들었다. 코로나19로 이들이 다니는 교회 성도 대부분이 먹을 게 없어 힘들어한다는 얘기였다. WHM은 지난 1일부터 펀자브주 교회 성도 중 극빈 가정과 전도 대상 가정에 밀가루와 소금이 포함된 두 달 치 식량을 성탄선물로 나누고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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