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한마당] 고진영과 태극기

오종석 논설위원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인 고진영(25) 선수는 태극기 문양을 새긴 야디지북(홀별 공략을 위한 메모 수첩)을 뒷주머니에 꽂은 채 경기를 한다. 전 세계 골프 애호가들이 지켜본 지난 21일 2020시즌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 CME그룹투어챔피언십 결승전에서도 TV 생방송 카메라 앵글은 종종 그의 오른쪽 뒷주머니를 향했다. 선명한 태극기 문양은 그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선수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미국 플로리다주 티뷰론 골프클럽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4라운드 내내 선두권을 유지해온 그가 티샷할 때, 페어웨이를 걸을 때, 어프로치를 할 때, 그린에서 퍼팅을 할 때마다 태극기 문양의 야디지북은 전 세계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새벽부터 생방송을 지켜보며 응원하는 많은 한국 팬들은 가슴이 뜨거워졌고, 자랑스러움을 느꼈다.

지난해 7월 28일(현지시간) LPGA 2019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고진영은 시상식에서 애국가가 울리자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진짜 안 울려고 했는데 낯선 땅에서 태극기가 하늘에서 내려오고 애국가가 울릴 때는 참을 수 없게 벅찼다”며 “감격스러웠고 한국인이라는 게 굉장히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이 대회에선 스카이다이버가 우승 선수 나라의 국기를 펼쳐 들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세리머니가 펼쳐진다.

고진영은 그 다음 달 열린 LPGA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부터 태극기 문양을 새긴 야디지북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대회에서 나흘간 보기 없이 버디 26개를 잡아내는 완벽한 실력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뒷주머니에 꽂은 야디지북 상단의 태극기 문양은 경기내내 TV 생중계에 노출됐다.

당시 고진영은 “캐디가 선물했는데 한국 사람이니까 당연히 자랑스럽게 들고 다닌다”고 말했다. 이후 태극기 문양 야디지북은 고진영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고진영의 작은 애국심이 요즘 코로나로 지친 국민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오종석 논설위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