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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추미애 장관 책임론

배병우 논설위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1월 취임 때부터 윤석열 검찰총장을 몰아내는 데 모든 것을 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추 장관에게 ‘검찰개혁=윤석열 사퇴’였다. 여권도 여기에 공감했지만, 추 장관의 불도저식 추진 방식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추 장관은 조용한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는 타입이 아니었다. 입을 열거나 움직일 때마다 격렬한 충돌음이 났다.

그래도 여권은 추 장관이 ‘믿는 구석’이 있으니 그러려니 했던 것 같다. 당 대표까지 역임해 정치적 감각이 있고, 판사 출신으로 간접적으로나마 검찰의 속성을 알고 그러는 것이라고 여겼다. 추 대표의 무기는 닥공(닥치고 공격)과 인사를 통한 검찰 장악 두 가지. 특히 검사 인사 시 ‘검찰총장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는 조항을 어겼다는 비난까지 들으며 소외당하였거나 정부에 우호적인 인사들을 요직에 발탁했다. 윤 총장이 특수부 출신 검사를 중용하는 인사로 빌미를 제공한 측면도 있어 추 장관의 ‘내 사람 심기’는 먹히는 듯했다.

검찰은 물론 일부 여권 인사들도 이해 안 된다고 토로하는 건 추 장관의 ‘느닷없는’ 윤 총장 징계 시도다. 추 장관은 지난달 24일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와 징계청구를 전격 발표했다. 윤 총장에 대한 감찰 시도 뒤 불과 사나흘만이다.

결과는 참담하다. 24일 행정법원이 법무부의 윤 총장 징계 처분을 정지시키면서 추 장관은 완패했다. 여권 일각에서 “이렇게 준비도 없이 큰 싸움을 벌였던 거냐”는 원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추 장관이 판사 출신이란 게 믿기지 않는다는 댓글도 돌고 있다.

문제는 추 장관 개인의 추락에 그칠 게 아니라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권의 국정 장악력 약화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추 장관은 2004년 새천년민주당 의원 시절 탄핵에 찬성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이번엔 섣부르게 윤 총장 찍어내기에 나섰다가 문 대통령을 위기에 몰아넣었다는 말이 나오게 생겼다.

배병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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