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대학원 미달 사태… 목회자 양성 기반 흔들

목사 안수 위해 거치는 필수 교육과정
경쟁률 추락 해마다 정원 미달 되풀이…

지난 3월 교육부에 폐교를 신청한 전북 군산의 한 기독교 계열 전문대학 강의실 책상에 ‘살려줘’라는 낙서가 남아있다. 신대원도 입학정원 미달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찾지 못하면 폐교에 직면할 수 있다. 국민일보DB

‘신대원(신학대학원) 고시’로 불릴 정도로 경쟁률이 높았던 목회학석사(MDiv) 과정의 경쟁률 하락세가 가파르다. 2021년도 입시에서도 수도권의 일부 신대원을 제외하고 전국 대부분 신대원의 일반전형 지원자가 정원에 크게 못 미쳤다.

목회학석사 과정은 목사 안수를 받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 교육과정으로 2000년대 중반까지 서울의 유명 신대원 입시에는 서너 차례 도전하는 ‘장수생’이 많았을 정도로 경쟁률이 높았다.

내년도 일반전형 결과 장로회신학대와 총신대, 합동신학대학원대가 각각 2.41대 1, 1.44대 1, 1.20대 1로 지원자가 입학정원을 초과했다. 하지만 서울신학대(0.54대 1) 침례교신학대(0.53대 1) 한신대(0.43대 1) 성결대(0.40대 1) 아세아연합신학대(0.28대 1) 등은 정원에 미달해 추가모집이 불가피해졌다.


신대원 교학처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29일 “이번에 미달한 신대원도 2·3차까지 추가모집을 해 최대한 정원을 채우겠지만, 매년 미달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면 결국 문을 닫는 신대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쟁률 하락은 수준이 떨어지는 목회자 양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구의 한 신대원 A교수는 “수도권의 인기 있는 신대원도 경쟁률이 1대 1에 근접하면서 지원만 하면 합격할 수 있는 곳이 늘고 있다”면서 “목회자가 될 자질이 부족한 사람이 신대원에 진학하고 목사 안수까지 받는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의 다른 신대원 B교수도 “심지어 신대원에 와서는 안 될 것 같은 학생까지 진학하는데 지원자 한 명이 귀한 마당에 이들을 걸러낼 학교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신대원생의 수준 저하에 따른 부담은 교회가 질 수밖에 없기에 가장 큰 피해는 교인이 입는다”고 우려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신학교육부장을 지낸 박웅섭(하늘교회) 목사는 신대원의 강력한 구조조정과 신학생 발굴·후원 시스템 구축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박 목사는 “교단 산하에 여러 신대원을 운영하는 예장통합 예장합동 기독교대한감리회 등 대교단이 먼저 신대원을 통합해 학교 수와 정원을 대폭 줄여야 한다”면서 “이후 교회들이 좋은 목사 후보생을 발굴하고 노회와 총회가 학비를 후원하며 지도자로 기르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현재의 난맥상을 풀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박 목사는 신학교육부장이던 2016년 예장통합 산하 7개 신학대학원 정원 감축안 통과를 이끌었다. 이후 예장통합은 2017년부터 3년 동안 교단 산하 신대원 정원을 연 4%씩 줄였다. 박 목사는 “위기를 기회로 삼을 마지막 시간이 지금이라 생각하고 강력한 구조조정을 해야만 교회가 살아날 길이 열린다”고 말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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