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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백신 여권

손병호 논설위원


아프리카 탄자니아나 남미의 볼리비아를 여행하려면 일명 ‘노란색 서류’라는 황열병 백신 접종 증명서를 꼭 챙겨가야 한다. 없으면 입국이 거부된다. 이 증명서는 우선적으로 여행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 지역에 서식하는 모기에 물리면 생기는 바이러스 출혈열인 황열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여행자 안전을 고려한 황열병 백신 증명서와는 달리 잠재적인 코로나19 전파자의 입국을 막을 목적의 백신 증명서가 머지않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포럼(WEF)과 스위스의 비영리기관 코먼스 프로젝트가 글로벌 항공사들과 연계해 ‘백신 여권’을 개발 중에 있다고 CNN방송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신 여권은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코로나 검사 결과가 음성이며 백신도 맞았다는 기록이 담기게 된다. 향후 비행기를 타거나 행사장 등에 들어갈 때 증빙 자료로 쓰이게 될 것이라고 한다. 최근 영국 데일리메일도 내년 4월에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코로나 백신을 맞은 이들만 참석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백신 여권이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백신을 빨리 맞은 나라 국민과 그렇지 않은 나라 국민을 차별하는 수단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국제교류 전문업체 헨리앤드파트너스가 올해 발표한 여권지수 순위에서 한국은 189점(무비자 방문 가능국 수가 189개국이란 뜻)으로 독일과 함께 공동 3위였다. 1위와 2위는 일본(191점)과 싱가포르(190점)였다. 한국 여권만 보여주면 전 세계를 편하게 다닐 수 있었던 것이다. 이랬던 한국이 주요국들에 비해 코로나 백신 접종이 늦어져 백신 여권 도입 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정부는 이럴 때를 대비해서라도 최대한 백신을 빨리 확보하고 접종도 앞당겨야 할 테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백신 여권 도입이 확산될 경우 해외를 필수적으로 오가야 하는 이들도 조기에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

손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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