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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올해의 말말말

천지우 논설위원


한 해 동안 무수히 쏟아진 말 중에 우리 사회의 일면을 단적으로 드러낸 6개를 꼽아봤다.

“마음의 빚을 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1월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겪은 고초만으로도 그에게 아주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말했다. 나라를 둘로 쪼개놓은 조국 사태에 관한 대통령의 기본적 인식을 이 발언으로 알 수 있었다. 나라의 쪼개짐은 더욱 심해졌다.

“그렇게 해도 집값 안 떨어져”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7월 17일 부동산 문제 관련 TV토론을 마친 직후 야당 측 패널 발언에 대꾸하면서 한 말이다. 이 말대로 정부가 뭘 해도 집값은 떨어지지 않았다.

“집회 주동자들은 살인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11월 4일 국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광복절 집회 문제를 놓고 야당 의원과 설전을 벌이다 한 말이다. 광복절 집회가 코로나19 재확산의 계기가 된 것은 맞지만, 고위 공직자가 해서는 안 될 극언이었다.

“성인지 집단학습의 기회” 이정옥 전 여성가족부 장관은 11월 5일 국회에서 여당 출신 두 광역단체장의 성폭력 사건 때문에 치러지는 내년 보궐선거를 두고 “국민 전체가 성인지에 대한 집단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역으로 된다”고 말해 많은 이들을 아연케 했다.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면”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진선미 민주당 의원은 11월 20일 임대주택을 둘러본 뒤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면 임대주택으로도 주거의 질을 마련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집에 대한 자연스러운 욕망을 버리라고 하니 반발이 안 나올 수가 없다.

“일개 판사가… 법적 쿠데타” 방송인 김어준씨는 12월 25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가 법원 결정으로 무산된 것과 관련해 “검찰과 사법이 하나가 되어 법적 쿠데타를 만들어낸 것 아니냐”며 “일개 판사가 ‘검찰총장 임기를 내가 보장해줄게’ 이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쪽 진영 인플루언서의 추미애·윤석열 사태 결말 해석이다.

천지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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