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에 보유세 부담 전가 전세 이어 월세도 심상찮다

월세가격지수 변동률 0.32%… 연간 상승률도 1.09% 올라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에 붙은 매물 정보. 연합뉴스

수도권과 5대 광역시 월세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집주인들이 세입자에게 늘어난 보유세 부담을 전가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국부동산원이 5일 발표한 1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주택종합 월세가격지수 변동률은 0.32%를 기록했다. 월세가격지수는 지난 11월에 0.18%를 기록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5년 7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런데 고작 한 달 만에 배 가까이 상승 폭을 키웠다. 그러면서 연간 상승률도 1.09%까지 올랐다. 부동산원이 월세 통계를 발표한 2015년 이후 플러스 상승률을 기록한 건 처음이다.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상승 압력을 주고받으면서 월세도 함께 오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정부가 다주택자 등을 대상으로 보유세를 중과하면서 세 부담을 월세로 전가하려는 움직임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전세가 오르면 월세는 내려가야 맞는데 월세도 함께 오른 것은 (집주인의) 보유세 전가로밖에 해석이 안 된다”며 “세 부담이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전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정이 절박한 월세 생활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졌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실제로 연립주택과 단독주택 등의 월세는 큰 변화가 없었고 주로 수도권과 5대 광역시, 아파트가 상승을 주도했다. 수도권 상승률은 0.37%로 11월(0.28%)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5대 광역시 아파트는 0.78%로 전달(0.33%)의 배 넘게 치솟았다. 당장은 3월 새 학기 시작에 맞춰 우수 학군 지역에서 새로 계약하는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월세 상승세가 확산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보유세가 높아진 만큼 거래세도 강화된 상황에서 세입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며 ‘버티기’에 들어가는 집주인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고 교수는 “보유세가 폭탄이라고 생각할 만큼 부담스러웠다면 매물로 내놨을 텐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세입자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버티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비교적 생활 여건이 좋지 않은 곳으로도 월세 부담이 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워낙 오르면서 월세가 상승압력을 받은 측면도 있다.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지난해 연간 5.36%를 기록해 2011년(6.14%)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았다. 특히 전국 아파트는 7.07% 올랐는데 수도권(9.08%)과 5대 광역시(8.40%)가 상승을 주도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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