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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며] 서울시장 선거에 시민이 없다

김재중 사회2부 선임기자


서울시청 신청사 6층 시장실 입구는 몇 달째 굳게 닫혀 있다. 사건 현장에 폴리스라인이 쳐 있듯 출입문이 나무로 덧대여 있어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 문은 앞으로 90일 후인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새 시장이 당선되면 활짝 열리게 될 것이다.

이번 선거는 2022년 대선 향배를 결정할 전초전이어서 결과에 따라 정치권의 격랑이 예상된다. 여야 모두 이번 선거를 이겨야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필승의 카드를 고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거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구도, 이슈, 후보를 꼽는다. 선거 구도로는 정권 심판론과 국정 안정론이 맞붙는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정권 심판론이 국정 안정론보다 우세하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불을 지핀 야권 단일화 논의도 선거 구도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안 대표가 최근 서울시장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제1야당인 국민의힘 중심의 단일화를 지지하는 여론이 높아 야권 단일화는 쉽지 않을 듯하다. 국민의힘은 안 대표가 입당 후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으나 안 대표 측은 입당을 거부하고 있다. 안 대표에게 대항하기 위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단일화 움직임도 관전 포인트다.

후보 면면을 보면 여권에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출신의 우상호 의원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냈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출마가 유력해 보인다. 70년대생 박주민 박용진 의원이 거론되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차출론도 흘러나온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운명을 가른 1987년 6월 항쟁 한가운데, 2016년 전대미문의 대통령 탄핵 중심에 우상호 원내대표가 있었다”며 86그룹 선두주자인 우 의원에 대한 공개 지지를 밝혔다. 열린민주당의 김진애 의원도 출마를 선언했다. 야당에선 국민의힘 이혜훈 이종구 김선동 오신환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김근식 송파병당협위원장, 안 대표,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 등이 출사표를 냈다. 정의당에선 권수정 서울시의원의 출마가 예상된다.

서울시민은 여야의 정치적 계산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는 문명의 대전환기에 수도 서울의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는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어려워진 민생경제 살리기, 감염병 대응, 주거 안정, 일자리 창출, 강남북 균형 발전, 삶의 질 개선 등을 위한 정책 경쟁을 바라고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서울시장 후보의 가장 중요한 자질을 묻는 질문에 ‘정책 전문성’이라는 응답(40.2%)이 가장 많았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지난 5일 신년 대담에서 “새 시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서울이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 미래 먹거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비전과 전략을 갖고, 민생경제를 살리고 코로나로 상처받은 시민들을 보듬어줄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16년 대선 출마를 결심했을 때 그를 따르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수십만명의 국민을 만났다. 그 과정에서 많은 국민이 변화를 원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밑바닥 민심을 반영한 공약을 내세워 예상을 깨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이들 가운데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시민들의 호소에 귀 기울이고 현장 민심을 조사해본 사람이 있을까. 서울시민의 공복이 되겠다는 사람들이라면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기 전에 먼저 시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조사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그들의 정책이 시민들에게 진정성 있게 전달되고 호소력을 갖게 될 것이다.

김재중 사회2부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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