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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교섭 대표단 파견하는데… “올 필요 없다”는 이란

전문가 “이란, 미국 압박 큰 그림”
백신 대금+추가 대책 필요한 상황
선박 억류 문제 빠른 해결 힘들 듯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간담회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이란에 억류된 한국 선박 조기 석방을 위해 교섭 실무대표단을 현지에 파견하지만 이란 측이 “올 필요 없다”는 반응을 보여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법으로 거론되는 코로나19 백신 구매 이외에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외교부는 6일 “고경석 외교부 아프리카중동국장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이 7일 0시35분 이란으로 출발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최종건 1차관의 10일 이란 방문도 예정대로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그러나 전날 논평에서 “선박 억류 문제는 사법기관에서 법적 절차로 진행될 것이므로 외교적 방문이 필요하지 않다”며 “이 사안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별도로 방문하는 일정은 협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더구나 이란은 한국과 달리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이 휴일이라 대표단이 출국하더라도 교섭 일정을 잡기조차 어려울 수 있다.

이란 안팎의 사정을 고려할 때 선박 억류 사건은 단기간 내 해결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기적으로 한국을 직접 겨냥한 것이라기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을 우회 압박하는 차원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은 “코로나19 백신 대금에 대한 미국의 승인은 이란에 있어 ‘최고의 선물’에 가까운데 이 시점에서 어깃장을 놓는 것을 보면 좀 더 큰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해야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전날 이란을 대상으로 추가 경제 제재를 가했다.

우리 정부와 교섭에 나설 이란 외무부의 운신 폭이 좁다는 점도 난제다. 개혁 온건파인 이란 외무부는 이란 핵 합의를 주도했다가 미국의 파기로 입지가 좁아졌다. 이를 계기로 강경파인 혁명수비대가 막강한 힘을 휘두르는 상태다.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도 긴급 간담회 후 “이번 일은 이란 정부가 아니라 혁명수비대가 한 것이어서 이란 정부와 조율을 거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암살 1주기를 맞아 보복 분위기가 있고,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혁명수비대와 정부 당국 간 갈등이 있는 것 아니냐, 공식 기구 통제를 벗어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이란 외무부와 우리 정부가 협의해온 코로나19 백신 구매 이상의 α(알파)가 있어야 혁명수비대를 설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 추가 승인을 통해 백신 구입 규모를 더 늘리거나 미국으로부터 우호적인 메시지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코백스 퍼실리티’에 송금키로 한 이란 몫의 백신 구매 대금은 1000만~2000만 달러로 전체 동결액(70억 달러)의 극히 일부다.

백신 대금의 달러화 환전 과정에서 또 다시 동결될 수 있다는 이란의 우려를 해소해줄 필요성도 거론된다. 정상률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란의 ‘기술적 문제’ 언급이 해양오염이 아닌 돈 문제일 수 있다”며 “환전을 제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미국의 ‘보증’을 받으면 협상이 비교적 원활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국회에 제출한 현안보고 자료에서 사태 해결 조치의 하나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란의 ‘환경오염’ 주장의 진위, 이란 측의 선박 승선 과정에서의 국제법 준수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김영선 강준구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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