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한마당

[한마당] 대통령의 성격, 나라의 운명

배병우 논설위원


‘성격이 운명이다(character is destiny)’는 말이 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경구(警句)다. 성격이 그 사람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뜻이다. 운명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습관과 자신의 선택으로 형성되는 성격을 바꾸려 노력해야 한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한편 리더십론에서는 좋은 성격을 가진 사람을 조직이나 집단의 지도자로 써야 한다는 의미로 인용된다. 대통령의 성격은 자신뿐 아니라 나라의 운명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층 중요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이 말은 미국 언론에 자주 등장했다. 취임 4개월 후인 2017년 5월 CNN 논평가인 마이클 단토니오는 “트럼프에게 성격은 정말 운명이다”고 했다. 트럼프가 백악관을 찾은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동맹국으로부터 받은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와 관련된 민감한 기밀 정보를 알려줬다는 보도가 나온 뒤였다. 단토니오는 “평생 자신이 만든 ‘가상의 자아’를 연기해온 트럼프에게 대통령직은 막중한 책임과 의무가 아니라 전용기를 타고 자신을 자랑하는 자리일 뿐”이라고 했다. 레온 파네타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어린아이처럼 자신만이 아는 정보를 떠벌리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라며 “대통령 주위에 어른들(adults)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성격이 곧 운명이다’는 트럼프가 탄핵 위기에 처하면서 다시 회자되고 있다. 트럼프는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것을 넘어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직접 의회 침입을 선동했다.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게 명백해졌다.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에서 두 석을 모두 잃어 민주당이 연방상원까지 장악하게 된 것도 트럼프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한국은 미국과 비교할 때 대통령 권력이 훨씬 강력하며 견제는 미약하다. 대통령의 성격에 관한 연구가 긴요하다. 역대 대통령 사례 연구에 그쳐선 안 된다. 더 중요한 것은 미래의 대통령이다. 잠재적 대선 후보자들의 인격과 성격을 검증하는 데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배병우 논설위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