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소득’이라더니… 슬그머니 ‘양도세 완화’ 꺼내든 여당

올 6월 적용될 중과세 완화 시사
시행 전 철회 땐 정책 신뢰 흔들
홍남기 “다주택자 매물 유도해야”

당정이 올 6월부터 적용되는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정책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중개업소 입구에 ‘양도세 상담’이라 붙어 있다. 연합뉴스

‘불로소득’이라며 보유세는 물론 양도소득세까지 급격하게 올린 당정이 막상 시행일이 다가오자 딴소리를 내놓고 있다. 여당 일부에서 올해 6월부터 적용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완화하자는 의견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퇴로까지 막았다는 문제 제기는 지난해 대책 발표 때부터 있었다. 이제 와서 입장을 선회하는 듯한 움직임은 사실상 4월 지자체 재·보궐 선거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락가락 정책에 앞으로 누가 정부 부동산 대책을 귀담아듣겠냐는 우려가 팽배하다.

10일 국회와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조심스럽게 양도세 완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양도세율이 높아 다주택자들이 집을 못 판다는 지적이 있으니 일부에서 완화 목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수도권 의원들의 경우 지난해부터 꾸준히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며 “하지만 반대 의견도 있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이 걱정하는 것은 다주택자의 ‘퇴로 막힘’이다. 당정은 지난해 ‘7·10 부동산 대책’ 때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은 6.0%, 양도세율은 최대 72%까지 끌어올렸다.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세율은 10% 포인트 높아졌다. 정부는 본격적인 시행은 올해 6월 1일부터 한다며 다주택자들에게 집을 팔라고 경고했다. 정부는 내부적으로 보유세·양도세 동반 인상으로 다주택자의 약 30% 주택 매각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대책 발표 후 시장에서는 양도세가 함께 올라 다주택자가 집을 팔고 싶어도 어렵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로 인해 올해 상반기 정부 기대만큼 다주택자들의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당정은 양도세는 불로소득에 대한 부과이기 때문에 인상이 옳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만약 당정이 6월 전 양도세를 완화한다면 뒷북 조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전문가들의 문제 제기에도 아랑곳 않던 당정이 선거와 시행일이 다가오니 태세 전환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또 엄청난 세율 인상이라는 ‘칼’을 꺼내 들고, 시행도 하기 전에 철회할 경우 앞으로 어떤 부동산 세금 정책도 ‘녹슨 칼’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 정책이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다주택자의 주택 매물을 내놓게 하는 것도 중요한 공급 정책”이라고 말했지만 기재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양도세 중과 완화 방안에 대해 검토된 바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는 정책 후퇴 부담이 크다”며 “불로소득 과세 이유도 있기 때문에 여러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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