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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예측가능한 미국으로의 복귀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오랜 기다림과 우여곡절 끝에 미국 대선 결과가 지난주에 공식적으로 확정됐다. 또 조지아주 연방상원 결선투표에서 두 민주당 후보가 승리해 민주당이 상하원과 백악관을 장악해 통합 정부를 이루게 됐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하던 블루웨이브 뒤엔 심상치 않은 먹구름이 보인다.

먼저 대선 결과를 살펴보면 민주당의 완승이 아니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실패했지만, 2016년 득표보다 1000만표가 넘는 7420만표를 획득했고 하원의 민주당 의석도 줄었다. 결론적으로 미국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몰아냈을지 모르나 트럼피즘(Trumpism·트럼프주의)의 종언을 언급하기는 시기상조다. 이는 최근 의회 난입 사태와 대선을 둘러싼 음모론이 여전히 무성한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열흘도 남지 않았지만 어떤 추가적 돌발 상황이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구름이 끼었다고 항상 폭풍이 오는 것은 아니다. 단기적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든 오는 20일을 시작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끄는 민주당 통합정부가 출범한다. 향후 4년간 바이든 행정부의 업적에 따라 미국이 더 깊은 갈등과 위기에 직면하게 될지, 아니면 새로운 모습으로 재생할지 결정될 것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조지아주 결선투표 승리로 민주당이 상원도 장악한 것과 마찬가지가 됐다는 점이다. 만약 조지아주 결선투표 결과가 달랐더라면 공화당이 상원 과반을 유지했을 것이고 상원다수당 대표(majority leader)의 의제 설정 권한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을 견제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이 추진하는 모든 개혁 조치와 법안이 아무 제한 없이 이뤄진다는 보장도 없다. 상원 소수당이 필리버스터를 행사할 수 있고, 중도 민주당 상원의원 가운데 웨스트버지니아주의 조 맨친 같은 인물들은 민주당의 극좌파 세력이 원하는 개혁에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이든이 추진하려는 경기부양책이나 트럼프 행정부의 기업 규제 완화 조치들을 약화시키려는 움직임이 탄력을 받을 것이다.

내각 인준 절차 또한 바이든에게 유리하게 될 것이다. 미국은 인준 절차에서 상원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 고위급 관료나 판사들에 대한 대통령의 지명에 공화당이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움직임은 지난 4년에 비해 보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될 것이다. 정책적 측면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특징은 백악관과 정부 부처 그리고 의회 간 엇박자였는데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 보다 ‘익숙한 미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중단기적으로 한국에 주는 함의는 긍정적이다. 대외정책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과 미국의 다자체제 협력 참여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 대응 또한 더 체계적이고 확고할 것이다. 이는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중 간 패권 경쟁은 장기적으로 지속되겠지만 트럼프 행정부 때와 비교해 안정적인 움직임이 예상된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미국 외 다른 국가들이 새로운 바이든 행정부를 어떻게 맞이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진정한 시험은 국제 무대에서 미국이 상실한 리더십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느냐가 될 것이다. 향후 2년간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다음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승리로 여소야대 구도로도 바뀔 수 있다. 바이든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이다. 오는 20일, 새로운 미국의 시작을 지켜보자.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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