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호황에… 부동산·임대업자 부채도 가파르게 증가

개인사업자 전체 빚의 36% 차지
부채 총액·증가율 모두 1위 기록


지난 몇 년간 부동산 시장 호황에 힘입어 부동산·임대업에 종사하는 개인사업자의 부채 규모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향후 부동산 경기가 조정을 받아 관련 대출이 전반적으로 부실해질 경우 우리 내수시장의 뇌관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사업자 중 부동산·임대업 산업 규모는 201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과거 박근혜정부 때부터 이어진 저금리 기조 속에서 투자 수요가 부동산으로 몰린 까닭이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임대사업자 및 임대주택 수는 2015년 13만8000명(59만 가구)에서 2019년 48만명(150만 가구)으로 크게 늘었다. 2019년 기업생명행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신생기업 중 25.3%인 25만2000개는 부동산업이었다. 전년 대비 7.5% 증가한 수치다.


부동산·임대업 개인사업자가 보유한 부채 총액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통계개발원이 지난달 발간한 ‘개인사업자의 부채와 채무불이행 특성’에서 개인사업자의 산업별 평균 부채 규모를 살펴보면 2017년 기준 부동산·임대업 개인사업자 부채 총액과 부채 증가율 모두 1위였다. 부채 총액은 개인사업자 전체 부채의 36.2%를 차지해 2위인 도소매업(17.3%)의 두 배를 웃돌았다. 부동산·임대업의 부채 총액 증가율(12.7%)도 가장 컸다. 건설업(12.4%) 운수업(10.4%) 음식·숙박업(9.3%)이 뒤를 이었고 제조업(6.1%)보다 2배 이상 증가율이 가팔랐다. 이러한 추세는 이후에도 마찬가지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다른 산업에 비해 연체율은 비교적 낮았다. 즉, 부채 규모가 크더라도 아직 금융 부실로 이어질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의미다. 산업별 연체율을 보면 도소매업(2.8%) 제조업(2.4%) 음식·숙박업(2.4%) 등이 높았고, 상대적으로 부동산·임대업의 연체율(0.8%)은 낮았다. 이와 관련해 통계청 관계자는 “다른 자영업종에 비해 비교적 자산이 여유로운 이들이 부동산·임대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도 추정해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문제는 향후 부동산 경기가 꺾이게 되면 늘어난 부동산·임대업 종사자들이 한꺼번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이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라 관련 대출이 부실화되면 이들에게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의 건전성과 수익성이 함께 악화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임차 소상공인들이 임대료를 낼 여력이 약화되고, 이에 따라 부동산 임대업자들의 상환에도 문제가 생기는 악순환을 우려하기도 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향후 금리가 오르면 이자를 갚지 못하고 담보를 빼앗기는 부동산·입대업자들이 속출할 것”이라며 “이는 금융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은 다시 실물 경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르면 올 연말부터 이러한 위험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임차인·임대인의 상환 능력 저하가 제1금융권 부실화로 바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그는 “애초에 대출 조건도 까다롭게 설정했고, 중간에 여러 완충 장치도 있다”며 “다만 제2금융권은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자영업 대출은 은행권보다 대출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과 사금융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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