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었다. 시간의 변화 속에 새로운 꿈과 계획을 세워 보는 것도 이 시기의 즐거움 중 하나다. 물론 2021년에 대한 전망은 그렇게 밝지 않다. 코로나19가 쉽게 물러갈 것 같지도 않고, 백신이 개발돼도 2021년 내내 마스크를 벗을 수 없으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렇다고 암울하고 절망적으로 새해를 맞을 수는 없다.

예기치 못한 어려움을 잘 견뎌왔으니 2021년에는 더 잘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으로 새로운 시간에 직면할 때다.

그렇게 계획을 세우다 드는 생각이 있다. ‘나’의 계획과 꿈이 가진 의미다. 지난 1년의 교훈은 ‘나의 꿈은 나의 힘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준다. 오랫동안 준비한 시험들이 코로나19로 말미암아 무산되기도 했고, 많은 땀과 눈물로 쌓아 올린 수고가 한순간에 무너지기도 했다. 내 잘못도 아니었고 누군가 다른 사람의 못된 속셈 때문도 아니었다. 예기치 못했던 코로나19가 흔들어놓은 ‘우리’의 삶이 내 꿈과 계획을 이렇게 흔들었다. 지난해 우리가 경험한 것은 바로 이것이다.

이렇듯 나와 우리는 분리되지 않는다. 나만 잘하면 될 것 같지만,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다. 새로운 해에 다시 부푼 계획을 세우면서, 이제 나의 꿈에서 뺄 수 없는 우리라는 새로운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우리라는 변수는, 어쩌면 지금까지 세웠던 수많은 일상적 계획들에서 그렇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아마도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됐다.

우리라는 변수를 나의 꿈과 연결시키다 보면 모세가 떠오른다. 시내산에서 하나님의 백성이 되기로 야훼와 언약을 체결한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백성이 됐다는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금송아지를 만들어 숭배했다. 야훼는 이스라엘의 행동에 분노하며 그들을 진멸하겠다고 모세에게 말한다. 여기서 야훼는 이스라엘에 진노하지만, 모세에겐 그러지 않았다. 모세에게는 큰 나라를 약속한다. 야훼의 진노를 돌이키기 위해 모세는 세 번에 걸쳐 간절한 중보 기도를 한다.

이스라엘에 대한 진노를 점차 누그러뜨리는 야훼는 이스라엘을 다시 가나안으로 들어가게 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조건이 붙는다. 하나님은 그들과 동행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모세는 자신만 살아남는 것도, 하나님 없이 이스라엘만 가나안에 들어가는 것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모세는 “주께서 우리와 함께 행하심으로 나와 주의 백성을 천하 만민 중에 구별하심이 아니니이까”라며 야훼에게 매달린다.

야훼가 처음 그에게 약속한 것처럼 ‘야훼 하나님이 이스라엘과 동행하는 것’ ‘야훼 하나님이 이스라엘 가운데 임재하는 것’이 모세의 꿈이다. 하나님과 동행만이 이스라엘을 이스라엘 되게 하기 때문이다.

모세의 꿈은 참으로 멋지다. 그것은 나를 넘어서고 우리조차 넘어선다. 나 혼자서 잘 사는 것, 우리가 하나님 없이 성공을 거머쥐는 것, 그런 것들은 모세의 꿈이 아니었다. 그리고 2020년은 나의 꿈이 나만의 노력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의 꿈이라 한들, 그것만으로 생명을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을 알려줬다. 새로운 시간, 암울한 미래, 그래도 꿈을 꿔야 하는 이 시기에 모세의 꿈을 다시 생각한다. 우리의 피, 땀, 눈물을 쏟아낼 수많은 꿈과 계획의 출발점에서 그처럼 그렇게 기도하고 싶다.

하나님이여, 우리와 동행하소서. 모세의 그 꿈이 우리의 꿈이 된다면, 2021년은 진정으로 새로울 것이다.

김호경 교수 (서울장로회신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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