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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환란 이후 최악 고용 참사… 관제 일자리만으론 안 된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지난해 고용 동향은 코로나19 사태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가장 극심한 고용 충격을 가져왔음을 보여준다. 문재인 대통령은 엊그제 신년사에서 “지난해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과 저소득층 지원 노력으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고용 충격을 완화할 수 있었다”고 했지만, 충격이 다른 나라보다 덜하다는 사실이 그 충격을 피해가지 못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지는 못한다.

지난해 연간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1만8000명 줄어든 2690만4000명으로, 감소 폭이 1998년(-127만6000명) 이후 22년 만에 최대다. 연간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8만7000명) 이후 11년 만이다. 지난해 취업자는 60세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감소했다. 60세 이상 취업자만 증가(37만5000명)한 것은 ‘관제(官製) 노인 일자리’가 양산된 영향이다. 60세 미만만 따지면 취업자 감소 폭이 60만명에 육박한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대면서비스업과 임시직의 감소가 컸다.

지난해 공식 실업자 수 110만8000명과 실업률 4.0%도 매우 높은 수치지만, 사실상 실업 상태로 볼 수 있는 ‘구직단념자’와 ‘쉬었음’ 인구까지 따지면 더욱 암담하다. 구직단념자와 ‘쉬었음’ 인구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자로 잡히지 않는다. 지난해 일할 능력이 있는데도 그냥 쉬었거나 구직을 포기한 인구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대로 늘어 300만명에 육박했다. 특히 20대에서 ‘쉬었음’ 인구가 가장 많이 증가(25.2%)한 것이 우려된다. 20대의 취업 포기가 많다는 얘기인데, 경기가 회복된 후에도 이들의 취업 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세대 간 갈등이 커지는 등 심각한 사회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고용 한파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최악의 고용 성적표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1분기 중 청년 고용 활성화와 여성 일자리 확대 방안을 추가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금까지 해온 대로 관제 일자리만 늘려서는 지금의 고용 참사에서 벗어날 수 없다. 민간 영역에서 고용이 활발히 이뤄지도록 만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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