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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한분만 오세요~ 첫 졸업식, 속상한 유치원생 부모들

인원 제한·온라인 진행 유치원 많아


대전에 사는 김모(37)씨는 지난 12일 열렸던 둘째 딸의 유치원 졸업식에 끝내 참석하지 못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반별로 소규모 졸업식을 진행했는데 방역을 위해 가족 1명만 참석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2년 전 첫 아이 유치원 졸업식 때는 온 가족이 참석해 아이 공연도 보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는데 올해는 그럴 수 없어 너무나 아쉬웠다. 그는 13일 “2년 전 졸업식 때는 재롱잔치도 하고 선생님과 아이가 사진도 여러 장 찍으면서 잊지 못할 추억이 됐는데 올해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며 씁쓸해 했다.

전날 둘째 아이 졸업식에 참석했던 아내의 말을 들어 보니 아이도 어른도 모두 마스크를 쓰고 멀찍이 떨어져 앉는 등 엄숙한 분위기에서 행사가 진행됐다고 한다. 이 때문에 아이들도 많이 긴장한 듯했다고 아내를 통해 전해 들었다.

손녀 졸업식을 보고 싶어 서울로 올라오겠다는 양가 부모님을 만류하는데도 진땀을 뺐다. 그는 “참석 제한 규정이 조금 과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나마 비대면으로 전환되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원장선생님으로부터 ‘예절상’을 받는 딸의 사진 한 장으로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코로나19가 생애 첫 졸업식을 맞이한 유치원생들에게도 상처를 남기고 있다. 유치원들은 감염 예방을 위해 졸업식 참석 인원을 제한하거나 아예 졸업식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부모들은 방역을 위해 참석인원을 제한하는 것에 공감하면서도 어린 자녀의 소중한 추억을 지켜주지 못해 속상해 했다.

경기도 광주에 사는 주부 안모(39)씨는 지난 11일 이른 아침부터 아들을 깨워 컴퓨터 책상 앞에 앉히느라 진땀을 뺐다. 유치원 졸업식이 화상으로 열리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비록 온라인 졸업식이었지만 조금이나마 기분을 내기 위해 이씨는 미리 사두었던 깔끔한 아동용 정장도 꺼내 입혔다.

하지만 아들은 내내 울적한 모습이었다. 안씨 본인도 난생처음 겪는 졸업식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묘한 감정이 들었다고 전했다. 아들이 국민의례를 할 때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손을 가슴 위에 올리더니 애국가가 흘러나오자 거실에서 혼자 따라 부르는 모습이 애처로워 보였다고 한다. 비대면 졸업식에선 원장 축하 말씀과 애국가 합창, 각종 시상식 등이 진행됐다.

안씨는 “행사가 끝나고 갑자기 아들이 이제 선생님과 친구들도 못 만나는 것인지 물었는데 당황스러워 제대로 답변도 못 해줬다”며 “초등학교 입학식만이라도 정상적으로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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