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진家 상속세 852억원 내라”

조양호 등 5명 부과처분 불복 청구
조세심판원 2년6개월 만에 기각

연합뉴스

범 한진가(家) 2세들이 선친인 조중훈 전 한진그룹 명예회장의 스위스 은행 비밀계좌 등 해외 자산에 부과된 상속세 852억원이 부당하다며 국무조정실 조세심판원에 제기한 심판에서 2년6개월 만에 패소했다.

13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조세심판원은 2018년 7월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등 한진가 상속인 5명(조현숙 조양호 조남호 조수호 조정호)이 국세청의 상속세 부과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심판 청구를 지난달 30일 기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속인들의 발목을 결정적으로 잡은 것은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해외 계좌 미신고 혐의 판결문이었다. 서울남부지법은 2019년 6월 이들이 조 전 명예회장 사망 직후 스위스 계좌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고 봤다. 상속인들은 조 전 명예회장 사망 전 인출된 5000만 달러(약 580억원)의 행방은 지금까지도 모른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앞서 국세청은 2018년 4월 스위스 계좌 등에 상속·가산세로 852억원을 부과했다. 상속인들은 7월 심판원에 불복 심판을 제기했다. 이 재산들은 3남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2006년 11월 사망)의 배우자 최은영씨가 2017년 8월 상속재산 수정 신고를 하면서 드러났다. 세무조사에 나선 국세청은 조 전 명예회장 사망 4개월 전인 2002년 7월 스위스 계좌에서 5000만 달러가 인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상속인들은 스위스 계좌 존재를 2016년 무렵 알게 됐다고 항변했다. 국세청을 속이려 한 게 아니라 ‘단순 신고 누락’이라는 취지였다. 조 전 명예회장은 2002년 11월 사망해 상속세 납부 의무는 6개월 뒤인 2003년 5월부터 발생했다. 이 주장대로라면 세법상 부과 제척기간(과세할 수 있는 기한)은 10년이 적용돼 2013년 5월까지만 과세가 가능하다.

반면 국세청은 상속인들이 탈세를 위해 의도적으로 신고하지 않았다고 봤다. 세법상 ‘해외 거래에서 부정행위로 상속세를 포탈한 경우’이므로 부과 제척기간은 15년으로 늘어 2018년 5월까지 과세할 수 있다는 게 국세청의 입장이었다. 상속인 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광장은 “진행 중인 건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있는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손재호 구자창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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