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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학 세무사의 稅상만사] 조세정책은 정당성 못지않게 국민 수용성 뒷받침 필요


경제학 기본서로 알려진 ‘맨큐의 경제학’에서 말하는 시장가격은 철저하게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정해진다. 이득과 손실에 따라 세금이 정해지는 이치와 같다. 제한된 공급으로 발생된 불안한 가수요는 정상적인 시장가격이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만들어 시장참여자들의 이성을 마비시킨다. 빵처럼 매일 만들어낼 수 없는 부동산과 같은 재화는 비이상적인 수요가 발생하게 되면 단기간의 공급으로 시장가격을 조절할 수 없다.

중장기적으로 끊임없이 양질의 부동산을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계획과 실천이 시장가격을 안정화시키는데 제일 중요한 요소일 뿐이다. 부동산 개발규제와 세금정책으로 공급과 수요를 동시에 차단시켜 균형시장가격을 만들겠다는 정부의 발상은 부동산이 폭등하게 되는 원리를 반복적으로 학습효과한 국민소득 3만달러 수준의 예지적인 능력에 늘 패배한다.

국민들에게 ‘욕망으로 가득 찬 부동산투기꾼의 모습과 성자와 같은 헨리 조지가 공존한다’고 스스로 비판하던 유시민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묻고 싶다. 투기세력 때문에 주택 가격에 거품이 끼었다며 각종 규제와 세금을 통해 주택가격을 떨어뜨리려 하면서도, 거품이 낀 가격이 시장가격이니 그에 맞게 세금을 내도록 해야 한다며 기준시가를 연일 상승시켜 징벌적 세금을 부과하고 있는 모순된 정부에게는 어떤 공존을 이야기할 것인가?

부동산문제가 심각해질 때면 19세기 후반 경제학자 헨리 조지는 늘 소환된다. 토지불로소득이 불평등을 낳으므로 토지에서 생기는 지대소득을 조세로 환수해서 모든 국민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게 사용하자고 주장한 경제학자다. 자본소득과 노동소득의 격차는 실질 임금을 하락시키고 노동의욕을 감소시키며 상실된 의욕은 국가의 성장을 저해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140년 전의 헨리조지를 21세기 현대 국가 거주민의 관점에서 대입해보자면 사실 우리 사회는 헨리 조지가 주장한 것 이상의 지대 납부 의무를 부동산 소유자에게 부과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재산세, 지방교육세, 도시지역세는 물론 종합부동산세와 농어촌특별세, 주민세를 납부해야 한다. 취득 과정에서는 취득세, 농어촌특별세, 교육세, 채권할인비용 등을 부담해야 하고 양도시에는 다주택자라면 OECD 국가들 중 최고 수준의 세금을 내어야 한다.

이외에도 부동산 보유로 인해 임대소득이 발생한다면 이는 타소득과 합산돼 기존 누진율을 적용받는 종합과세합산 대상이 되며, 부동산 보유 후 사망하게 되면 상속세로 최종적으로 국가와 개인이 정산하게 된다.

과연 이 부동산의 소유권은 누구의 것일까? 이 정도면 우리 사회는 140년의 시간 동안 헨리 조지가 원하는 방향 이상으로 많이 왔고 그 이상으로 왔다고 할 수 있다. 19세기 헨리 조지를 언급하며 더 강력하고 상상할 수 없는 부동산 정책을 펼치자고 주장하는 자에게 묻고 싶다. ‘맨큐의 수요과 공급의 원칙’에 무지한 정부의 정책실패를 이야기 해 본적이 있는지? 공급을 늘여 시장가격을 하락시키면 어떠한 불로소득도 생기기 어렵다는 경제원리를 공부해 본적이 있는지? 더 쉽게 설명하면 생선이 많이 잡히는 날 경매가격이 하락하는 법이다.

최근 정부가 집값을 잡기위해 무려 24차례에 걸친 특정지역의 땜방식 부동산 규제정책으로 서울 및 인근지역, 지방에 순차적으로 풍선효과를 발생시켜 부동산 가격의 높낮음, 지역의 구분 없이 전국을 부동산투기장으로 만들었다.

부자를 더욱 더 부자로 만들고 경제적 약자들을 더욱 더 가난하게 만들었다. 현재 부동산 가격의 폭등 후 남은 것은 정부의 세금과 거주이전의 제한, 그리고 저금리 때문이라는 정부의 구차한 변명, 집을 영원히 살 수 없는 경제적 약자들의 한탄뿐이다.

조세정책은 이론적 타당성이나 논리적 정당성만으로 성공할 수 없고 국민들의 수용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국민이 공감하는 세금이 가장 좋은 세제다. 과도한 조세정책은 국민경제생활이나 기업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반드시 실패한다.

과도한 세금부과는 소비자와 생산자가 얻을 수 있는 이득과 거래량을 오히려 감소시켜 시장규모가 축소돼 경제적 순손실을 가지고 오기에, 결국 이로 인해 줄어든 사회적 후생의 크기는 경제적 약자들에게 귀착돼 고통을 준다. 21세기 맨큐의 수요와 공급의 경제이론을 다시 깨워라 그러면 19세기의 헨리조지도 웃을 것이다.

송경학 고려대정책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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