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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부동산 공약’ 점검해 보니…공공임대 ‘초과’-사회통합 ‘미달’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19대 대선을 앞두고 공공임대주택 확충, 신혼부부와 청년 주거 지원 등이 담긴 주거 공약을 발표했다. 집권 5년 차를 맞아 국민일보가 문 대통령의 주거 대선 공약을 점검한 결과 공공임대주택 확충은 목표를 초과한 반면 세입자와 집주인을 아우르는 사회통합 공약은 한참 후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 기능을 도외시한 ‘선택적 공약’만 이행하면서 서민 주거 안정을 오히려 악화시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의 주거 공약은 크게 6가지다. 이 가운데 공적 임대주택 공급과 신혼부부의 주거 사다리 강화, 청년 주거비 부담 경감, 저소득 서민 주거복지 확대, 노후주택 지원 5가지는 주거 취약계층 지원에 집중됐다. 이런 공약들은 집권 첫해인 2017년 11월 발표된 ‘주거복지 로드맵’을 통해 구체화된 뒤 상당 부분 계획대로 이행됐다.

가장 잘 이행된 공약은 공공임대주택 확대다. 문 대통령은 매년 13만 가구의 공공임대주택 확보를 통해 임기 중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공공임대주택 재고율 8%를 달성하겠다고 했는데, 4년 차이던 지난해 하반기에 이를 완료했다. 정부는 지난해 내놓은 ‘주거복지 2.0’을 통해 공공임대주택 재고량 목표를 240만 가구(재고율 기준 10%)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사회통합형 주거 정책은 지난해부터 거꾸로 갔다. 문 대통령은 “세입자 전월세 부담과 이사 걱정을 덜 수 있도록 집주인과 갈등 없는 사회통합형 주거 정책을 펼치겠다”며 임대소득 비과세와 재산세·양도소득세 감면 등을 통한 등록임대주택 활성화(집주인)와 계약갱신청구권·임대료상한제 단계적 도입(세입자)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집권 첫해부터 정부는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를 시행했다. 그러나 이 제도가 다주택자에 대한 특혜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정부는 지난해 7·10 대책에서 제도를 대폭 축소했다.

게다가 여당은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담은 임대차법 개정을 밀어붙였다. 임대차법에 대한 유권해석에서 정부가 세입자에게 유리한 유권해석만 내놓으면서 곳곳에서 집주인과 세입자 간 갈등이 불거졌다. 전세 품귀로 가격이 치솟으면서 세입자를 위한 정책이 되레 주거 안정을 해치는 결과가 나타났다. 공약 일부를 뒤집은 것은 물론 결과적으로도 공약과 정반대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시장에 대한 통찰 없이 공공 주도의 주거복지에만 치중된 공약 자체가 정책 실패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4일 “공약을 보면 주거 문제에 대한 고민 없이 공공의 역할만 잔뜩 들어갔다”며 “시장은 정부 정책대로 따라온다는 인식에서 정책을 펴니 서민 주거 안정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부는 올 초 부랴부랴 분양 아파트 중심 공급 정책을 내세웠지만 버스 떠난 뒤 손 흔드는 격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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