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표심 잡으려면…” 여야 후보들 제1 공약은 ‘부동산’

안철수 “5년간 74만6000호 공급”
나경원 “원스톱 심의 신속 재건축”
우상호 “낙후된 강북 재건축 필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앞다퉈 부동산 대책을 제1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천정부지로 뛴 집값, 전세대란 등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떠난 시민들의 표심을 적극적인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잡겠다는 것이다. 여야 구분 없는 공약의 공통분모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 확대다. 다만 재건축·재개발 허용 정도에 있어선 의견이 갈린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년간 주택 74만6000호 공급을 공약했다. 철도를 지하화해 상부 공간을 활용하고 개발제한구역 부지 등을 개발해 청년 임대주택 10만호와 3040, 5060 세대를 위한 4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는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은 용적률을 우대하고 무주택자에게는 대출 제한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능력도 안 되면서 모든 것을 통제하다 시장을 엉망으로 만든 문재인정부의 실패한 부동산 국가주의를 반드시 철폐하겠다”며 서울시가 규제 완화 등 행정적 지원을 하면 민간 위주로 주택을 공급하는 ‘민간 주도형 공급 정책’을 부동산 정책 핵심 기조로 삼겠다고 했다. 연령대별 청약할당제 도입, 계약갱신 연장에 따른 임대인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국민의힘 소속 나경원 전 의원은 출마선언 이후 첫 공개 일정으로 부동산 현장 방문을 택했다. 전날 “운동화를 신고 서울 곳곳을 누비겠다”고 선언한 나 전 의원은 14일도 검은 운동화를 신고 재건축 문제로 갈등을 빚는 금천구 남서울럭키아파트를 방문해 녹슨 배수관과 하자보수 중인 실내를 둘러봤다.

나 전 의원은 “녹물이 나오고 지반 침하로 아파트 창문까지 뒤틀리는데 재건축이 진행되지 못한 건 주민들이 피해자라는 뜻”이라며 “각종 심의 과정을 원스톱으로 진행해 신속한 재건축이 가능토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시가격을 제멋대로 올리지 못하게 하겠다”며 재산세 부담 경감과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도 약속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부동산 정상화 대책’을 발표하며 당 차원의 부동산 정책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한 상태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재건축·재개발을 막은 탓에 10년간 시내 400여곳 정비사업이 무산돼 주택 25만호를 공급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규제 완화를 핵심 공약으로 꼽았다.

더불어민주당에서 가장 먼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한 우상호 의원은 “나 전 의원이 재개발·재건축을 제한 없이 풀겠다고 했는데 이명박 오세훈 2기일 뿐”이라며 야당의 적극적인 부동산 공약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다만 우 의원은 “오래되고 낙후된 강북지역 아파트 재건축은 적극 검토하겠다”며 ‘조건부 재건축’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주택 공급책으로 35층 층고 제한 완화를 제안했다. 2014년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담긴 박원순표 부동산 정책의 상징을 뒤집는 것이다.

한편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야권 단일 후보 결정은 서울시민이 한다”며 국민의힘 입당을 재차 거부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입당하지 않는다면 단일화는 3월 초에나 논의할 수 있다”며 국민의힘 내 경선으로 자체 후보를 결정한 뒤 안 대표와 범야권 단일화 논의에 들어갈 것을 기정사실로 했다.

김동우 박재현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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