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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팔아 남긴 2천, 직원 월급주면 땡” 머나먼 온라인의 길

[기로에 선 자영업, 변화만이 살 길] ① 코로나 끝나도 옛날로 못 돌아간다


자영업 온라인화는 피할 수 없는 길이 됐다. 그러나 생각보다 성공이 쉽지 않다. 얼핏 보면 오프라인 제품을 포장만 해서 배송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지만 실제 시도를 해보면 제품 구성, 원가 설정, 인프라 구축 등이 별도로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많은 자영업자가 방향은 알지만 머뭇거리는 이유다.

프랑스 요리로 유명한 ‘루블랑’ 식당은 최근 매출이 코로나19 이전 대비 70~80% 감소했다. 신민섭(39) 요리사가 선택한 방법은 두 가지다. 매장 음식을 배달로 전달하고, 집에서 해먹을 수 있는 간편식 등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주문이 급감하는 가운데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 배달이 이전 대비 1.5배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신 요리사는 “그렇다고 이익이 늘지 않았다”고 말한다. 배달 증가는 오프라인 매출 감소분의 10% 정도만 겨우 메웠다. 온라인화가 오프라인 제품을 그대로 배송하는 단순한 작업이 아니라는 것에 이유가 있다. 신 요리사는 “매장 음식을 동일한 가격에 배달하면 수수료, 포장용기, 식재료 변화 등이 추가되면서 원가 구조가 완전히 달라진다”며 “1만원 음식을 배달하면 약 70%, 7000원은 원가로 빠진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자연산 회 배달을 시도했던 한 업체는 최근 비대면으로 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지만, 재료비와 수수료만 8000만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업체를 아는 한 관계자는 “1억원 팔아서 원가 제외하고, 약 2000만원 남았는데 이 또한 직원들 월급 주고 끝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근 매장 제품을 소비자가 집에서 직접 만들 수 있는 시장도 빠르게 크고 있는데, 이것도 추가 노력이 필요하다. 공유주방 위쿡 관계자는 “배달 제품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가격, 식재료 구성 등을 다시 설정해야 하며, 간편식도 제조·유통 등을 위해 기존 매장이 아닌 다른 공간이 필요해 공유 주방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온라인화는 오프라인 매장과 별개로 가격·품질·구성 등을 정하고, 투자를 해야 실질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매일 오프라인 매장을 막기도 급급한 사장님들에게 병행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소상공인들은 이 때문에 중요성을 알아도 손을 못 대고 있다. 지난해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 5143명 중 절반가량(49.0%)은 “온라인·모바일 판매 확대가 매출 증대에 긍정적일 수 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들의 81.7%은 여전히 ‘매장 직접 판매’를 하고 있다. 쇼핑몰·플랫폼 판매 절차의 불편함, 수수료 불합리성, 계약 조건 불합리성, 대기업 온라인 플랫폼 불공정 등을 온라인화 전환이 쉽지 않은 이유로 꼽았다.

온라인 시대의 양극화도 문제다. 시도를 하고 싶어도 쉽지 않은 업종이 있다. 한국표준산업분류 약 1200개 중 비대면이 가능한 업종은 약 13%, 160개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방역으로 피해가 큰 헬스장 등 운동 업종이 대표적이다. 청주에서 필라테스 학원을 운영 중인 30대 한모씨는 “매출이 3500만원에서 1500만원까지 줄었지만, 회원들의 동작을 직접 교정해야 하는 운동 특성상 온라인화가 쉽지 않다”며 “그래도 살기 위해 홈트레이닝 영상을 공유하고 화상, 개인, 방문 수업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세종=전슬기 신재희 기자 sg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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