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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추부터 잘못 꿴 정부 지원대책

[기로에 선 자영업, 변화만이 살 길] ② 그들은 왜 막다른 길에 다다랐나

최현규 기자

정부의 자영업자 지원대책은 1997년 외환위기에 따른 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그 이듬해부터 본격 시행됐다. 당시 정부는 한순간에 실업자가 된 임금근로자들의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자영업 창업을 유도했다. 영세 식당 등 포화상태에 이른 경쟁력 없는 현 자영업 문제의 시발점인 셈이었다.

정부는 준비되지 않은 자영업 창업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생기자 2005년 영세자영업자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대출 확대 등 창업 촉진을 위한 정책 방향을 자영업 경쟁력 강화 쪽으로 튼 것이다. 그러나 ‘자영업자→무직자→임시근로자→자영업자’로 순환되는 저소득·저임금의 악순환을 깨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영업자가 폭증하고 두 집 건너 한 집인 ‘치킨집’들이 망해나가자 정부는 자영업자 생애주기 단계별 맞춤형 정책을 실시했다. 2014년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을 설치하고 퇴출 프로그램 격인 ‘희망리턴패키지’를 신설하는 등 경쟁력을 상실한 자영업자들의 퇴로를 열어주는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백화점식 나열에 그치고 핵심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박근혜정부 시절 경제부처 고위 관료는 “어느 순간 경쟁력 없는 자영업자들이 서로 망하지 않고 버티려는 순간 모두가 망하는 구조가 돼버렸다”면서 “정부가 구조조정을 독려하고 적극적으로 자영업자들의 퇴로를 열어주는 정책을 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그로기 상태에 몰린 자영업자들에 대한 대책도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2021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소상공인 생존 지원 및 자생력 확충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임대료 등 현금지원 방안, 세무조사 면제와 영세 소상공인에 대한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 경감 등 기존 정책과 차별성을 두기 어려운 방안들이 대부분이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8일 “소상공인 전용 플랫폼인 ‘가치삽시다’를 활용한 배송 시스템 구축 등 비대면 확대 트렌드에 대응해 자영업자들의 경쟁력 제고 지원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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