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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수산물 설 선물 한도, 10만원→ 20만원 ‘상향’

정부, 김영란법 일시 완화 “공정성 원칙 훼손” 비판 제기

연합뉴스

‘김영란법’으로도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명절을 맞아 또 한 번 뒷걸음질쳤다.

정부는 설 명절 전후 기간 농축수산물 선물가액 기준을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하기로 결정했다. 치솟은 식료품 물가를 고려했을 때 명절 선물 판매 효과가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공정성’이라는 원칙에 또다시 생채기를 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정부는 19일 국무회의를 통해 김영란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다음 달 14일까지 일시적으로 농축수산물 선물가액 상한선을 20만원으로 조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추석에 이어 두 번째 임시 상향 조치다.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농축수산물 소비를 진작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내걸었다.

한시적이나마 내수를 진작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별도 조치 없이는 소비를 위축시킬 정도로 물가가 치솟은 탓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6.5% 뛰어올랐다. 가뜩이나 물가도 심상찮은데 선물가액 상한선이란 규제가 유지되면 소비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 이 제한을 일부 완화해 소비에 숨통을 틔우겠다는 계산이다.

명절 선물 관련 품목에 미치는 영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필수 제수용품으로 꼽히는 사과는 전년 동월 대비 43.1%나 가격이 올랐다. 배 역시 엇비슷하다. 전년 동월 가격대와 비교해 38.4% 높은 수준에 판매되고 있다. 과일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축산물 역시 높은 가격대에 거래된다. 지난달 한우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10.7%나 올랐다. 선물가액 상한선 조정으로 부담을 덜수록 가격이 비싼 품목 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해 추석의 경우 선물가액을 상향하면서 선물세트 판매량이 2019년 추석 대비 47.6% 증가했었다.

다만 김영란법 취지를 훼손했다는 비판은 안고 가야 할 숙제로 보인다. 참여연대는 지난 15일 국민권익위원회가 김영란법 하향 의견을 내놓자 “한우는 제 돈 내고 먹어라”며 “코로나19 핑계로 청탁금지법 제정 취지와 원칙을 훼손하는 의결은 당장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논란이 반복될 바에야 아예 김영란법 대상에서 농축수산물을 제외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3일 김영란법상 수수 대상 금품에서 농축수산물을 제외하자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국회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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