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읽고 나누고… 교회 공동체에 생기 불어넣을 때

[코로나19시대 이제는 문화전도다] 창의적 목회 <4>

당진 동일교회의 한 여성 집사(오른쪽 두 번째)가 지난해 12월 자택에서 비대면 예배를 드리며 자녀들과 함께 설교 말씀을 정리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지난 1년 동안 비대면이란 역사상 초유의 상황을 경험했다. 그 결과 교회다움을 유지할 수도 없겠다는 위기 상황까지 와 있다. 과거 명절이나 휴가철만 지나도 신앙생활이 흐트러지는 성도들이 좀 많지 않았던가. 이런 생각을 하면 지금의 현실이 더욱 끔찍하게 다가온다.

거리만큼이나 마음도 멀어졌을 성도의 마음을 어떻게 돌이켜 세울 것인가. 이런 고민은 어떤 특정 교회만의 고민이 아니다. 아마 전국 교회 목회자가 안고 있는 커다란 숙제일 것이다.

만약 백신 보급으로 올해 하반기쯤 팬데믹이 잠잠해진다면 교회의 모습은 어떨까. 절망적 결과로 귀결된다면 지금의 시련은 끔찍한 교회 역사로 남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교회는 어떻게 코로나19의 위기를 돌파할 것인가. 어떻게 교회 공동체의 생기를 회복할 것인가.

처치십·디사이플십을 든든히 세워라

그동안 우리는 열심히 모이는 데 힘써 왔다. 모임에 참여하면서 ‘믿음 생활을 참 잘하고 있구나’ 하고 스스로 안위했는지도 모른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모이는 데 집중했다. 새벽기도회, 수요예배, 금요철야기도회, 주일 오전·저녁 예배, 각종 소그룹, 지도자 모임, 그룹 토의, 성경 공부, 봉사활동, 각종 집회와 세미나 등 정말 쉼 없이 모이고 또 모였다.

모여서 예배드리는 ‘처치십’은 강조했지만 흩어져서 제자 삼는 ‘디사이플십’은 등한시했다. 코로나19의 비대면 상황은 이런 관행을 뒤흔들어 놓았다.

지금에 와서야 ‘그 많던 모임 횟수만큼 믿음의 역사가 있었던가’라는 자기성찰을 하게 한다. 우리가 처치십을 강조하며 가졌던 그 많은 모임이 정작 믿음의 깊이와 분량을 얼마나 충실하게 했을까.

처치십을 강조한 결과를 측정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지금 비대면 상황에서 유튜브 설교에, 인터넷 방송 설교에 참여하는 접속 수가 얼마인지 보면 된다. 그렇다면 디사이플십은 어떻게 측정할까. 새신자의 수, 리더로 세워진 제자의 수를 확인하면 된다.

어떤 형태로든 소그룹에서 제자양육이 진행되고 예수를 새로 믿은 사람들이 나온다면, 또 다른 제자가 세워졌다면 교회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한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는 내실보다 외형에 치중한 채 ‘잘하고 있다’며 정신승리에 힘쓴 것이다.

비대면 상황을 기회로 삼는 사역

당진 동일교회는 성전을 24시간 개방하고 성경 필사, 성경 읽기, 큐티 생활화, 소그룹 활성화 운동을 벌이고 있다. 마치 신앙 선배들이 카타콤에서 생활했던 것처럼 신앙의 기본기를 탄탄히 다져간다면 열심히 모이던 시대보다 더욱 신앙의 뿌리를 튼튼히 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사실 이것은 특별한 프로그램도 아니다. 날마다 교구 밴드에 말씀 몇 구절을 올려놓고 교구 가족들이 삶의 현장에서 읽고 묵상하도록 했다. 그리고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읽었다는 표시만 하도록 했다.

그런데 그 효과는 생각보다 훨씬 컸다. 성도 중 한 명은 성경 읽기를 하면서 메니에르병으로 머리에 부착했던 의료장치를 떼어내는 치유가 일어났다. 대인기피증으로 문밖에 나가지도 못했던 분이 치유됐다. 여기저기서 말씀의 역사가 나타나고 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판단하나니.”(히 4:12)

담임목사는 말씀을 읽도록 권면만 했다. 부끄럽게도 은혜 입은 성도들이 목사에게 ‘이렇게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한다. 민망하기 이를 데 없다.

불행의 시기, 이웃 살리는 운동으로

성도들에게 “이번 기회에 진실한 예배자로 한번 서보자”고 강조하고 있다. “쉬지 않고 기도하는 성도도 한번 돼 보자” “나눔과 섬김 운동을 생활로 실천하자”고 외친다.

일례로 성도들이 골목가게나 식당을 찾아가 물건을 사거나 음식을 시킨다. 그리고 사진을 촬영해 그걸 마을 카페에 올려놓고 칭찬한다. 쉽게 말해 한 가정이 한 상점 살리기 운동을 하는 것이다. 한 가정이 한 상점을 맡아 지속해서, 집중적으로 무엇이든 힘을 다해서 도와준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며칠 전엔 청년들이 어르신이 운영하는 가게를 찾아갔다. 그리고 온라인에 가게를 소개하는 글을 올렸다. 일회성 운동이 아니라 엄마 가게를 대하듯 가족의 심정으로 도와드리는 운동을 한 것이다.

청년들의 심방을 받고 울먹이시는 분들이 꽤 많았다. 감사함을 어떻게 표현할 수 없어 ‘가게 물건이라도 제발 가져가라’며 억지로 손에 들려주시는 분들도 있었다.

간판도 매만져 드리고 포장 그릇을 디자인하고 내용도 조언해 드린다.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판매하도록 제안하고 직접 구매도 한다.

지금은 다들 어렵다고 한다. 마음이 힘들기에 사람이 더욱 그립다. 따라서 작은 도움도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위로가 된다. 나눌수록 마음이 찡해진다. 이렇게 전국교회가 이웃 살리기 운동을 같이 펼쳐간다면 대단한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이수훈 목사(당진 동일교회)

[코로나19 시대 이제는 문화전도다. 창의적 목회]
▶③다음세대, 겸손·배려·감사 습관될 때 기독문화 꽃 피운다
▶⑤정직·성실한 인재… 학교가 길러내고, 그런 학교 교회가 세워야
▶⑥메뉴 개발까지… 교회 ‘소상공지원팀’ 골목 상권 살린다
▶⑦목공에 영상편집까지… 전도자 양성하는 ‘바울미션선교센터’
▶⑧평신도 준비팀 조직… 성령부흥회로 성도들 막힌 담 허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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