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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260억 카드사기 1년… 안전장치 늘었지만 피해구제는 제자리

한도 증액 시 증빙요구 둘러대면 부정적발 어려워
재발방지법은 불편 동반 “소비자 스스로 조심해야”


피해자 600명, 피해액만 자그마치 26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카드사기 사건이 터진 지 1년이 흘렀다. 사건은 표면상으로는 종결됐다. 그러나 구제를 원하는 이들에겐 현재진행형이다. 국회와 감독당국도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 사이 제도도 바뀌었다. 카드 한도 증액 시 증빙 절차가 생겼다. 부정사용방지시스템(FDS)도 정교해졌다. 다만 법의 허점을 노린 거래를 모두 솎아내는 건 역부족이다.

경찰에 따르면 13개월 전 광주광역시를 들썩이게 한 카드 지방세 대납사기 사건은 피의자 구속과 함께 종결됐다.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피의자 3명 중 2명은 구속됐다. 경찰은 도주한 나머지 한 명을 쫓고 있다.

무분별한 한도 증액으로 피해 규모를 키워 ‘책임론’이 불거진 카드사들은 뒤늦은 재발방지에 나섰다. 하나는 모니터링 강화다. 단기간에 지방세 납부가 많은 경우 본인 확인을 꼼꼼히 하는 것. 또 지금은 납세증빙을 해야만 카드 한도를 올릴 수 있다. 설령 대납이어도 마찬가지다. 이번처럼 수백억 원대 사기가 가능했던 것도 카드사마다 부여한 ‘특별한도’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따른다. 본인 한도로 세금 납부가 어려울 때 증액을 요청하면 카드사들은 일시적으로 한도를 올려준다.

사기꾼들은 이 점을 노리고 거액을 편취한 다음 잠적했다. 다만 이러한 대응도 현실에선 범행을 줄이는 수준에 그친다. 예컨대 취득세 거액승인 요청이 감지된다고 해도 사용자 본인이 ‘맞다’고 둘러대면 승인을 거절할 수 없다. 이번 사건도 피해자들이 대가(결제대금·수수료)를 받고 카드를 ‘넘긴’ 케이스이기 때문에 다수의 부정사용이 제재 없이 승인됐을 가능성이 짙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구조적인 어려움이 남아있다”며 “모든 건을 완벽하게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사들도 리스크를 최소화하려고 신종기법이 나오면 알고리즘을 심는 등 개선을 반복하고 촘촘히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이번 사건의 궁극적 원인을 ‘지방세 3자 대납 허용’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긍정적인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지방세는 3자 대납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라며 “카드사도 법에서 허용하는 걸 강제로 막을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제도를 없애면 오히려 고객들이 불편을 느낄 것”이라며 “좋은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금감원은 개개인이 우선 경각심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사들도 재발 방지 노력을 해야겠고 당국도 부족한 점을 개선해야겠지만 회원들도 카드를 쉽게 타인에게 양도하면 나중에 본인의 채무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으니 그런 부분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금감원은 국회와 합심해 피해자 구제방안을 찾고 있다. 민형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사건을 주시하며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민 의원실 관계자는 “100%카드사 귀책이면 모르지만 본인들도 카드를 제공한 걸 책임져야 하는 게 있다 보니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송금종 쿠키뉴스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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