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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코로나 1년, 교회의 변화 다섯 가지

신상목 미션영상부장


지난 20일은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1년 되는 날이었다. 전례 없는 전 지구적 감염병 유행에 맞서 방역을 강화하고 이에 동참해온 정부와 국민 그리고 교회의 문을 닫으면서도 말없이 견뎌온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제 코로나 이전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지도 않는 세상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은 착각이다. 지금은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미지의 선교지로 떠나는 선교사들이 다른 언어와 문화를 익히듯 말이다. 이를 위해 지난 1년간 한국교회가 어떻게 변했는지 정리하고 넘어가는 게 필요할 것 같다. 몇몇 목회자들의 의견도 참고했다.

첫째, 기독교 신앙 본질에 대한 추구가 있었다. 성도들은 교회와 예배, 주일성수에 대한 본질적 질문을 던졌고 교회가 건물만이 아니라는 것, 예배는 삶으로 드린다는 것 그리고 주일은 일요일뿐 아니라 모든 날이 주의 날임을 실감했다. 예배당은 ‘그 어디나’ 존재했고 온라인 예배는 요일과 장소, 시간과 상관없이 가능했다. 가정예배 활성화는 많은 목회자가 언급한 대표적 변화였다. 예배당에 가기 바빴던 성도들이 가정을 돌아보게 됐다. 최근 국민일보 보도에 소개됐지만, 교회에 잘 가지 않던 남편도 온라인 예배를 ‘지켜보면서’ 교회 얘기를 했다. 인터넷, 휴대전화와 함께 태어나고 성장한 밀레니얼 세대에겐 온라인 세상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성도들은 신학 교리 성경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접했고 성경 묵상과 필사, 통독으로 신앙의 깊이를 다졌다.

둘째, 교회들이 디지털 세상에 뛰어들었다. 이는 코로나 속에서 교회가 획득한 최고의 수혜였다. 강제적으로 시작했지만 디지털 세상은 엄청난 가능성의 세계였고 새로운 선교지였다. 당장 내가 출석하는 교회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전까지 교회 홈페이지에는 담임목사 설교 영상이 전부였다. 지금은 예배와 교회학교, 다양한 양육 콘텐츠를 담은 유튜브 채널이 생겼다. 이처럼 많은 교회가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고 있고 새로운 도구도 개발하고 있다. CGNTV는 기독교 콘텐츠 플랫폼 ‘퐁당’을 다음 달 론칭한다. 경기도 화성시 주다산교회는 교회 자체적으로 전도용 앱까지 만들었다. 줌(ZOOM)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교회 사역의 필수 도구가 됐다.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오프라인과 온라인 사역은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이 팬데믹 상황에도 ‘되는’ 교회가 있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소그룹과 셀이 강한 교회들이었다. 또 디지털 사용에 적극적인 교회들도 이전처럼 교회를 유지하거나 더 성장했다. 큰 교회든 작은 교회든 상관이 없었다. 유튜브는 화려한 장비와 편집 기술이 아니라 콘텐츠와 메시지가 승부를 가른다. 개교회들이 가진 목회적 유연성도 코로나 파고를 넘는 요인이었다.

넷째, 교회 시설 이용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졌다. 그동안 우리는 교회 건물에 드나드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교회의 건강성을 측정했다. 하지만 교회가 건물을 사용하지 않고도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따라서 코로나가 끝나면 교회 시설 활용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훈 온누리교회 목사가 최근 인터뷰에서 밝혔지만 작은 교회들과 예배당을 공유하는 것도 한 방법인 것 같다. 지역사회를 위한 공간으로 내놓아도 좋겠다. 한국교회는 경증 코로나 확진자를 위한 치유센터로 기도원과 수련원을 내놓은 선례가 있다.

다섯째는 반기독교 문화의 엄청난 확산이 있었다. 일선 목회자들은 우리 사회에 가득한 반기독교적 기류가 어느 정도 심각한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전광훈 목사 사건, 교회의 집단감염 지속 그리고 최근 정인이 학대 사건 가해자의 종교 배경, BTJ열방센터발 감염 확산은 한국 기독교를 완전히 추락시켰다. 언론, 정부 탓할 시간이 없다. 반전의 실마리는 최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이 발표한 설문조사가 말해준다. 성도들은 한국교회 혁신의 최우선 과제로 교회의 공공성을 꼽았다.

신상목 미션영상부장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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