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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뒷담] ‘양도세 완화’ 못하는 정부… 대출규제가 부메랑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5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를 보면 부동산 매물을 늘리기 위한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50.1%로 ‘반대한다(40.8%)’보다 10% 포인트가량 많았다. 연초에 여당 일각에서도 한시적인 양도세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18일 관계부처 합동 설명회에서 “양도세 완화는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부가 양도세 완화를 채택하지 않은 것은 양도세 완화 카드가 당위론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20일 알려졌다. 여당 내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완화 목소리가 나왔을 때 정부 안팎에서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한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아직 과세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세제 개편 방침을 뒤집으면 앞으로 누가 정부의 조세 정책을 신뢰하고 따르겠느냐”고 말했다. 양도세 완화가 현 정부 출범 이후 4년간 이어온 투기 억제 기조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정부 내부에서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완화가 시행되더라도 지나친 대출 규제로 인해 실제 매물 출회에 따른 시장 안정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됐다고 한다. 이미 서울과 수도권, 지방 광역시의 주택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황에서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더라도 대출에 제약을 받는 서민 실수요자가 이를 소화할지 불투명하다는 의미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 억제책으로 서울과 같은 투기과열지구에서는 현재 집값의 40%까지만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시가 9억원이 넘으면 이 비율마저도 20%로 준다. 이미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이 지난달 KB국민은행 기준 10억원을 돌파했던 점을 고려하면 최소 6억~8억원의 현금이 있어야만 평균 수준의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얘기다. 규제 일변도인 부동산 정책이 거꾸로 시장 안정을 위한 운신의 폭을 좁혔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출규제 완화와 관련된 입장을 묻자 즉답을 피했다.

앞서 정부가 지난해 상반기 규제지역 내 10년 이상 장기보유주택을 매도하면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 배제하는 정책을 펼쳤지만, 실제 시장 안정에 큰 도움이 안 됐다는 점도 양도세 완화를 주저하는 배경으로 알려졌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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