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행 특가 항공권 폭풍 품절… ‘보복 여행’ 조짐 논란

영화·미디어 업계는 투자 소극적


다음 달부터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인 데다 최근 신규 확진자 수도 줄어들면서 코로나19 종식을 미리 준비하는 이들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를 우려하며 이에 대비하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일부 시민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미뤄둔 이른바 ‘보복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직장인 박모(31)씨는 최근 한 여행사에서 마련한 유럽행 항공권 특가 상품을 사려다 매진되는 바람에 구매에 실패했다. 박씨는 “지난해 한 번도 해외여행을 가지 못해서 올해는 코로나19가 진정되면 꼭 여행을 가려고 미리 항공권을 구매하려 했다”며 “이렇게까지 인기가 많을 줄 몰랐는데, 금방 매진돼 당황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미국도 빠르게 접종을 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백신을 들여와 다음 달부터 접종을 시작한다 하니 하반기쯤에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오랜 불황을 겪은 항공·숙박 등 관광업계가 다시 활황을 띨 것으로 보고 이를 미리 준비하는 이들도 있다. 미용제품 판매업체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서모(31·여)씨는 “이달 초부터 서비스직을 위한 가발 신상품을 출시하고자 제조업체들과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며 “승무원들의 SNS에 착용 후기를 올려 홍보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소개했다. SNS, 커뮤니티 등에도 “코로나19가 끝나면 항공, 관광, 숙박 등 여행 관련 주식이 크게 오를 것 같다” 등의 반응이 적지 않게 보인다.

반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며 해외 방문을 자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영국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중 지난해 한국으로 돌아온 한모(31)씨는 최근 서울에 1년짜리 월세집을 계약했다. 영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잠잠해지면 다시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결국 올해 말까지 국내에 머무르며 논문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한씨는 “백신이 안전한지도 확신할 수 없고, 계속 변종 바이러스가 발견되고 있으니 백신 접종을 시작하더라도 연말까지는 완전히 종식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봤다.

코로나19로 극장 관람이 어려워지며 큰 타격을 입은 영화, 미디어 등의 업계에서도 투자를 조심스러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영화 배급사에서 일하는 정모(29·여)씨는 “지난해 새로 개봉한 영화 중 흑자를 본 것이 거의 없고, 1년째 매출 부진이 이어지니 부담이 크다”며 “올해도 당분간은 실험적인 개봉을 시도하기보다는 최대한 흥행이 보장된 작품을 수입하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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