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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 사진도 올리시면서” 이재명, 이낙연 상대 기싸움

당내 대권주자 신경전 본격화
‘왼쪽 깜빡이’ 등 견제 발언 의식한 듯
전 도민에 10만원씩… 시기는 안밝혀

이재명 경기지사가 20일 수원 경기도청에서 전 도민 대상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안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는 도민 1341만명과 도내 체류 중인 등록 외국인 58만명 등 총 1399만명에게 1인당 10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할 계획이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경기지사가 전 도민에게 10만원씩 ‘2차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20일 공식 발표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 “왼쪽 깜빡이(거리두기)를 켜고 오른쪽(소비)으로 가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며 견제구를 날렸음에도 계획대로 강행한 것이다. 이 지사는 “이 대표께서 동네 빵집에서 소비를 하고 (소셜미디어에) 인증 사진도 올리시는 걸 보니 소비 자체를 막는 것 같진 않다”며 우회적으로 쓴소리도 내놨다. 최근 여권 대선 주자 지지율 순위에 변동이 생기고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면서 주자들 간 신경전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이 지사는 경기도청에서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로 위중하고 절박한 경제 상황과 방역 준수에 대한 시민 의식 등을 고려할 때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2차 재난기본소득은 지난해 4월 1차 지급 당시와 마찬가지로 1인당 10만원씩 3개월 이내 소비해야 하는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될 예정이다. 지급 대상은 지난 19일 24시 기준 경기도에 주민등록을 둔 도민 약 1399만명이다. 외국인(등록외국인·거소신고자 58만명)과 태아(신청 기간 내 출생 전제)도 지급 대상이다.

이 지사는 ‘방역 상황을 고려해 달라’는 당 지도부의 입장에 따라 지급 시기는 추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과의 이견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지사는 “홍수 물 구경과 남의 집 불 구경, 그리고 다른 사람 싸움 구경을 ‘3대 구경’이라고 하는데, 없는 갈등을 만들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 지사 발언 곳곳에서 이 대표와의 미묘한 신경전이 묻어났다. 이 대표는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지금 사회적 거리두기 중인데, 소비하라고 말하는 것은 마치 왼쪽 깜빡이를 켜고 오른쪽으로 가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며 “그런 상충이 없도록 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이 지사를 직격했다. 방역 비상 상황에서 경기도가 소비 진작에 나서는 건 모순된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저는 일선의 방역 책임자”라며 “코로나 방역 걱정은 (지도부보다) 더 많이 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또 “정부가 설 소비 진작을 위해 1조원 규모의 온누리상품권을 공급한다는데, (경기도가) 10만원씩 지원하는 것만 유독 방역에 방해가 된다는 건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당의 입장을 존중해 지급 시점은 조절하되 할 말은 다 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지사가 최근 여권의 대선 주자 지지율 1위에 올라서면서 다른 주자들의 견제도 심화되는 모습이다. 앞서 이 지사를 향해 “단세포적 논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던 정세균 국무총리는 재차 비판의 날을 세웠다. 정 총리는 이날 라디오에서 “경기도가 (보편) 지원하는 건 좋다”면서도 “코로나19 3차 유행이 진행되는 상황이면 방역이 우선이고, 지금 상황에선 피해를 많이 본 쪽부터 지원하는 게 옳다”며 선별 지원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지사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정 총리 발언에 대해 “코로나19로 피해를 보지 않은 사람이 없다”며 “정부가 피해가 큰 영역을 선별해 지원하고 있으니 저희는 모든 사람을 균형 있게 지원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최근 이 지사와 이 대표의 대권 주자 지지율이 역전되면서 이 지사가 다른 두 후보의 공격을 방어하는 모습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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