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가치 중심 동맹은 회복… 중국 견제는 더 심해진다

[바이든 시대, 남북미 어디로] <하> 한미동맹 강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식화한 ‘동맹 강화’는 한·미동맹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와 이른바 ‘코드’가 맞는다고 한 것처럼 한·미 양국은 민주주의 가치를 중심으로 다시 한번 전방위적으로 양자 관계를 굳건히 다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한·미동맹의 영역은 군사, 안보를 뛰어넘어 보건, 환경으로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는 코로나19 방역 경험을 기반으로 한 보건 협력, 우리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과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연결고리로 한 기후변화 공동대응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해 11월 문 대통령과의 첫 전화 통화에서 “코로나 대응, 보건 안보, 세계 경제 회복, 기후변화, 민주주의,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번영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층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동맹 관계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해결되지 못했던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등의 문제를 비교적 순조롭게 협의가 가능하도록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 측이 제시한 ‘13% 인상안’을 거부하고 ‘주한미군 철수’까지 연계시키며 한국의 분담금 액수를 대폭 올리려 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24일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를 비판한 포인트가 방위비 분담금 문제”라며 “증액을 요구하지 않는 대신 한국의 역할 확대 같은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한미군 철수와 관련해서도 정부 관계자는 “과거(트럼프) 행정부와 상당히 다르다. 큰 우려를 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의 동맹 강화가 우리 정부에 긍정적 효과만 내는 것은 아니다. 동맹 강화가 중국 견제를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견제는 트럼프 행정부 못지않거나 오히려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라인 인선 특징은 한마디로 중국 견제”라며 “‘아시아 차르’(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태평양조정관) 자리를 신설한 것도 대중국 견제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일종의 ‘헤드’를 만든 것”이라고 진단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 지명자는 인사청문회에서 “그(트럼프)가 (중국 문제와 관련해) 많은 분야에서 진행했던 방식에는 매우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기본 원칙은 올바른 것이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견제 카드로는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가 참여하는 안보협의체)의 준군사동맹 발전 가능성과 ‘민주주의 10개국(D10)’ 등이 거론된다. D10은 5G 분야에서 대중국 대응 협력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나온 개념으로, 주요 7개국(G7)에 한국 호주 인도를 더한 10개국을 칭한다.

‘반민주주의 국가’인 중국 대 ‘민주주의 국가’로 대표되는 미국과 동맹국의 대결구도인 셈이다. 인도·태평양조정관에 내정된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최근 미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낸 공동기고문에서 D10을 예로 들며 연합체 구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런 가치 중심의 동맹 강화 및 대중 전선 참여 요구는 막무가내식이던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소위 ‘세련되고 정교한’ 방식이어서 우리로선 거절할 명분을 찾기 쉽지 않은 지점이다. 신 센터장은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잃는 문제뿐 아니라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도 미국의 입장이 중요하기 때문에 미국의 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 견제 기조는 문재인정부가 임기 내 목표로 하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도 요원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작권 전환까지는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게 명분이지만 실제로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군의 통제권 확보가 목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우리로선 북한 도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하거나 유예할 필요성이 있고, 이는 전작권 전환을 늦추는 배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의 동맹 강화 및 대중 견제는 한·일 관계에도 여파를 미칠 전망이다. 중국 압박을 위해 동맹국 간 전열이 흐트러지는 것을 바이든 행정부는 원치 않을 것이고, 이는 한·미·일 전선 구축을 위한 한·일 관계 개선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가 도출된 게 대표적인 예다. 일각에선 한·일 간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문제가 이런 위안부 합의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은 안보 부문에서 이미 미국이 만든 전선에 뛰어들었다. 쿼드에 합류했고,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실현하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궤를 맞추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일 양국의 대미 로비 경쟁이라도 벌어지면 우리 쪽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한·미·일 안보 협력 및 군사 훈련을 포함한 역내 안보 협력에 우리가 소극적인 태도를 지속할 경우 한·일 간 역사 문제를 넘어 중국에 대한 위협인식 공유 차원에서 미국의 부정적 인식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이 역내 안보 문제를 정부 공식문서로 정리하는 단계에서 우리가 원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지가 반영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영선 손재호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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