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삼성은 잠재적 경쟁자’ 파운드리 늘리는 인텔의 속셈

기술 유출 우려 CPU는 자체 생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인텔 본사 모습. 연합뉴스

세계 반도체 업계 1위 인텔이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를 늘리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단 중앙처리장치(CPU) 같은 핵심 부품은 스스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인텔처럼 CPU도 직접 만드는 삼성전자를 잠재적 경쟁자로 보는 인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텔의 새 최고경영자(CEO) 팻 겔싱어는 지난 23일 4분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특정 기술과 제품에 대해 외부 파운드리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운드리를 맡길 제품이나 회사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맡기는 파운드리 물량 중 그래픽처장장치(GPU) 등은 TSMC에, PC용 메인보드 컨트롤러 칩셋은 삼성전자에 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CPU 등 핵심 부품은 자체 생산을 유지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겔싱어 CEO는 “7나노미터 공정의 문제를 해결했다”면서 “2023년 출시할 7나노 프로세서 대부분은 자체 생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7나노 미세공정 지연으로 TSMC나 삼성전자에 CPU 파운드리를 맡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인텔은 핵심 부품은 내재화하고 이외 제품만 외부에 위탁하는 전략을 취하기로 했다.

인텔은 지난 13일 겔싱어를 CEO로 선임하면서 다시 기술 경쟁을 본격화할 것임을 선언했다. 겔싱어는 인텔에 약 40년간 몸담은 기술 전문가다.

삼성전자와 TSMC는 이미 7나노를 넘어 5나노 공정도 양산하고 있다. 나노 공정에서 2년 이상 격차가 있음에도 인텔이 미세공정을 직접하겠다는 건 파운드리에 맡길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인텔처럼 종합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잠재적인 경쟁자’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에 CPU 생산을 맡겼다가 중요한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다. 삼성전자는 절대로 기술 유출은 없다고 강조하지만 파운드리와 자체 생산을 모두 하기 때문에 TSMC에 비해 불리한 위치임은 분명하다.

한때 삼성전자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파운드리를 맡겼던 애플은 삼성전자와 소송을 벌인 이후 모든 물량을 TSMC에 맡기고 있다. TSMC는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애플, 퀄컴, 엔비디아 등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의 물량을 수주하고 있다. TSMC는 지난해 12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에 5나노 공정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인텔의 파운드리 확대와 맞물려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도 미국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전자가 17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에 파운드리 공장을 추가 설립할 계획이라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텍사스, 애리조나, 뉴욕 등이 후보지로 거론된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가 100억 달러를 투자해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을 증설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