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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시사 토크쇼의 황제 래리 킹

라동철 논설위원


정치인이나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 널리 알려진 인물들을 스튜디오 등으로 초대해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형식의 TV 프로그램을 토크쇼(talk show)라고 한다. 국내에서는 1989년 ‘자니윤 쇼’가 인기를 끌자 ‘서세원 쇼’ ‘박중훈 쇼’ ‘주병진 나이트 쇼’ 등이 속속 등장했다. 간혹 시사적인 문제를 다루기도 했지만 대체로 게스트의 일상생활과 과거 에피소드 중심의 토크쇼가 대세였다. 초기에는 호스트가 1~2명의 게스트를 초대해 진행하는 1인 토크쇼가 대부분이었으나 갈수록 여러 명의 호스트가 복수의 게스트를 초대해 잡다한 주제로 떠들석하게 진행하는 예능 토크쇼가 주류로 자리를 잡았다.

원조격인 미국은 토크쇼의 역사가 길고 인기도 더 대단하다. 1954년 방송을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더 투나잇 쇼’ ‘레이트 나이트’ ‘레이트 쇼’ 등 장수 프로그램이 수두룩하다. 빼어난 입담과 순발력으로 오랫동안 터줏대감 노릇을 해온 진행자들이 토크쇼의 인기를 이끌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87세를 일기로 숨진 래리 킹은 시사 토크쇼에서 최고봉에 오른 진행자다. 1950년대 지역 라디오에서 출발해 63년간 인터뷰 진행자로 활동했던 킹은 ‘토크쇼의 황제’로 불리었다. 1985년부터 2010년까지 25년 동안 CNN에서 진행한 ‘래리 킹 라이브’는 그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줬다.

셔츠에 멜빵바지 차림, 송곳 같고 공격적인 질문이 특징인 그는 각국 정상과 수많은 월드 스타, 일반 시민 등 약 5만명을 인터뷰했다.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넬슨 만델라, 달라이 라마, 미하일 고르바초프, 블라디미르 푸틴, 마거릿 대처, 오드리 헵번, 로버트 드니로, 폴 매카트니, 레이디 가가 등과도 대담을 나눴다. 은퇴 이후 협심증, 뇌졸중 등 여러 질환에 시달렸던 그의 생명을 앗아간 직접적인 원인은 코로나19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사인을 밝히지 않았지만 킹은 지난해 12월 말 코로나19에 감염돼 투병 중이었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의 저주를 ‘황제’도 피하지 못한 셈이다.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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