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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근로감독 대상에 ‘택배’ 빠져… 노사 합의 지켜질까

당국 “근로기준법 적용 못해”

지난 19일 오전 서울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노동자들이 물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새해 들어 택배 노동자들의 파업이 예고되며 노동계에서 ‘택배사 갑질’ 문제가 논란이 됐지만, 정부의 올해 근로감독 대상에는 택배 노사가 포함되지 않았다.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 대책이 지난해처럼 선언적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정부의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노동부 고위 관계자는 24일 “한진·대한통운·롯데·로젠 등 택배사에서 일하는 택배기사는 대부분 근로자가 아닌 개인 사업자로 구분하므로 근로기준법을 적용하지 못한다”며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를 파악하는 근로감독 대상에도 포함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택배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설을 앞두고 ‘물류 대란’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결국 정부가 중재자로 나서 택배 노사 간 타결을 이끌었고 1차 합의안이 마련됐다. 합의안에는 분류작업과 비용 책임을 택배기사에게 전가하지 않고 오후 9시 이후 심야 배송을 제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제는 합의안 이행 여부다. 지난해 추석 때도 택배사가 과로사 대책만 내놓고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었다. 사후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올해도 감독자가 없긴 마찬가지다. 고용부는 2021년도 근로감독 종합계획에 택배 노사를 언급하지 않았다. 택배 현장에서 불거지는 문제를 ‘노사(勞使) 갈등’이 아닌 ‘사사(使使) 갈등’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택배 노조는 정부가 택배산업 현장 전반에 대한 근로감독에 나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 노동 전문 대학 교수는 “이번 택배 노사 갈등은 사측이 과로사 방지 대책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주장으로 시작됐는데 이를 객관적으로 따져볼 결과물은 없었다”며 “말뿐인 대책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정부가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근로감독 종합계획에는 정부가 300인 이상 사업장 중심으로 장시간 근로 문제를 감독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올해부터 50~299인 중소기업도 주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해야 하지만 준비 시간을 더 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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